"미국 방위기술 의존 탈피 노력…유럽 무기시장 입지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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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1일 일본이 영국, 이탈리아와 함께 차세대 전투기 개발에 나선 것은 그들의 '대만에 대한 우려'와 미국 방위기술에 대한 의존을 탈피하려는 노력을 보여준다고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일본·영국·이탈리아 정부는 지난 9일 공동 성명을 통해 2035년까지 차세대 전투기 공동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차세대 전투기는 다양한 작전 수행 능력과 무인기·인공위성과의 네트워크 성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 개발된다.
특히 이번 전투기 공동 개발은 일본이 2차 대전 이후 주요 방위 장비 분야에서 처음으로 미국 이외 나라와 협력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일본 와세다대 청몽 부교수는 SCMP에 "차세대 전투기 개발과 관련해 벌어지는 일은 미국이 1980년대 일본의 F-2 전투기 개발 당시 첨단 소프트웨어에 대한 접근을 제한했던 FSX 프로젝트 때와 매우 비슷하다"며 "미국이 또다시 핵심 기술을 일본과 공유하길 원하지 않으면서 일본이 영국과 협력하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상하이정법대 니러슝 교수는 지난 8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반발해 중국 인민해방군이 대만을 둘러싸고 벌인 전례 없는 군사 훈련에 다른 나라들이 경각심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8월의 워게임은 대만, 미국, 일본이 인민해방군과의 어떠한 분쟁 가능성에도 더 잘 대비해야 한다는 귀중한 참고가 됐다"며 "일본의 경우 공중전을 위한 차세대 전투기의 필요성을 깨달았다"고 주장했다.
마카오 군사 전문가 앤서니 웡 둥은 일본이 중국의 최신 전투기 J-20에 맞설 전투기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현재 미군의 지대공 전투를 위해 설계된 F-35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는데, 일본은 이를 공대공 전투에 투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경량 F-35는 중국 J-20과 동등한 상대가 아니기 때문에 J-20의 위협이 증대하는 상황에서 일본은 자신만의 차세대 전투기를 개발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일본은 또한 J-20에 맞서기 위해 쌍발 엔진의 노후한 F-15를 대체할 제공권을 갖춘 차세대 전투기를 필요로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일본 공영방송 NHK는 일본이 지금까지 항공자위대 전력을 미국에 의존해 증강해 왔으나, 미국이 이번 프로젝트와 같은 시기에 전투기를 개발할 계획이 없어 이례적으로 영국·이탈리아와 손을 잡았다고 분석했다.
중국 군사전문가 쑹중핑은 일본의 차세대 전투기 프로젝트로 인민해방군은 동중국해에서 더 많은 강력한 새 경쟁자들과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전투기들은 필요할 경우 대만을 무력으로 접수하겠다는 인민해방군의 계획을 더 어렵고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며 이로 인해 역내 군비 경쟁이 촉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캐나다 '칸와 아시안 디펜스'의 안드레이 창 편집장은 일본은 특히 F-35가 다른 나라들보다는 미군의 특정한 요구에 맞춰 설계됐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수십 년간 전투기 합작 개발 계획을 구상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탈리아는 레이더 시스템과 항공우주 기술 분야 선도국인 만큼 이탈리아를 전투기 공동 개발 프로젝트에 끼워준 선택은 현명했다"며 "현재까지 유럽 국가 어느 하나도 자신만의 차세대 전투기가 없다. 이번 합작 프로젝트는 일본이 유럽 무기 시장에서 입지를 확장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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