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리토폴서 러시아군 200명 사망 관측도…"침략군 소탕"
러 이란제 드론 공습에 오데사 대규모 정전…항구 가동 멈춰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점령지 군사시설에 집중 공격을 가해 상당한 피해를 줬다고 로이터 통신과 미국 CNN 방송,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주말 이틀간 루한스크·도네츠크·자포리자 등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합병한 점령지와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에 광범위한 포격과 폭발이 일어났다.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의 세르히 하이다이 주지사는 전날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와그너그룹의 본부가 위치한 카디우카 마을의 호텔을 공격, 이로 인해 다수가 사망했다고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전했다.
실제 소셜미디어에는 와그너그룹이 사용했다는 호텔 건물이 무너져내려 잔해만 남은 사진이 공유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공격과 관련해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하이다이 주지사는 정확한 사망자 수는 밝히지는 않았지만 "생존자 중에서도 50%는 치료를 받기 전에 숨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기간시설 타격에 집중하면서 루한스크 지역 병원들도 파괴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또다른 점령지인 동남부 자포리자주의 도시 멜리토폴을 겨냥해서도 다수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러시아 당국은 멜리토폴에 미사일 4발이 떨어져 2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자포리자주 행정부 수반 예브게니 발리츠키는 "토요일 저녁 민간인과 군사기지 인력들이 만찬 중이던 레크리에이션 시설이 미사일 공격을 받아 완전히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측은 '침략군'을 소탕했다는 입장이다.
이반 페도로프 전 멜리토폴 시장은 "러시아군이 민가와 학교, 유치원까지 들어섰고, 민간 주거지역에 군사장비가 설치됐다"며 군 은신처인 교회 등에 숨어있던 러시아 장병 약 200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도네츠크도 시내 중심부 등지가 우크라이나의 포격을 입었고, 이로 인해 민간인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했다.
또 지난 10일에는 '푸틴의 성지'로 불리는 크림반도의 두 번째로 큰 도시 심페로폴에서 여러 차례 폭발이 관측됐다.
러시아 흑해함대 사령부가 위치한 세바스토폴항을 비롯한 크림반도의 여러 군사시설에서도 폭발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크림반도 폭발과 관련해서는 설명이 엇갈렸다.
러시아가 임명한 미하일 라즈보자예프 세바스토폴 시장은 이번 사고가 사격훈련으로 인한 것이라고 일축했으나, 한 현지 언론사는 "폭발이 막사에서 일어났고, 여럿이 숨지거나 다쳤다"고 전했다.
한편 러시아도 이란제 자폭 드론(무인기)을 이용한 공습을 재개하며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 일대가 한때 정전되는 등 피해를 봤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공격으로 약 150만 명에 대해 전기 공급이 끊겼으며, 일부 복구됐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드론 공습 당시 이란제 '샤헤드-136' 드론 10기를 격추하는 등 일부 방공 성과를 거두기는 했으나, 전력 공급망을 완전히 복구하는 데에는 향후 2∼3개월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등 기간시설 피해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흑해 연안에 닿아있는 오데사 항구 가동이 이날 멈춰 선 것으로 확인되면서 물류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미콜라 솔스키 우크라이나 농업부 장관은 "곡물 운송업자들이 수출을 멈추지는 않을 것"이라며 가용한 인근 다른 항구들을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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