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연합뉴스) 정동철 통신원 = 중국과 군사 충돌에 대비하기 위해 호주는 미국의 최신예 스텔스 전략폭격기 'B-21 레이더'를 구매해 실전 배치해야 한다는 안보 보고서가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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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호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에 따르면 호주의 국방 싱크탱크인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는 전날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잠재 적국에 심각한 타격을 가하는 장거리 공격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B-21 전략폭격기를 구매할 것을 제안했다.
B-21은 지난 2일 미 공군이 첫 출고식을 가진 차세대 전략폭격기로서 재래식 정밀타격 미사일과 전술 핵무기를 동시에 탑재할 수 있다. 첨단 우주항공기술을 접목해 동체 스텔스 효과를 극대화함으로써 상대국의 대공방어체계에 식별되지 않고 은밀하게 정밀타격을 실행할 수 있는 최초의 전략폭격기로 알려졌다.
특히 B-21은 항속거리가 4천∼5천km에 달해 호주에서 이륙하면 공중 급유 없이 중국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다.
ASPI 보고서는 중국이 호주에 대한 공격 능력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B-21 전략폭격기가 장거리 미사일보다 더 확실한 억지력을 가진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최근 호주의 이웃인 솔로몬제도와 유사시 중국군의 파견이 가능하게 하는 안보 협정을 체결하는 등 남태평양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마커스 헬리어 ASPI 선임 연구원은 "중국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호주가 누려온 지리적 이점이 매우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면서 "중국 공산당의 팽창주의 야심과 인민해방군의 군비 증강에 대비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B-21 폭격기 12대를 구매하려면 대략 280억 호주달러(약 25조원)가 소요될 것"이라면서 "호주 정부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와 이와 관련한 협상을 즉각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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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호주국립대학(ANU)의 휴 화이트 교수는 "B-21은 호주에서 제대로 운용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전략자산"이라면서 그 효용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퇴역 소장 출신인 믹 라이언 안보전문가도 한 신문 기고를 통해 "오직 중국 본토를 공격하기 위해 고안된 B-21 전략폭격기는 호주 국방예산의 한계와 필요성을 넘어서는 군사능력"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더했다.
지난주 미국을 방문한 리처드 말스 호주 국방장관은 B-21을 두고 "레이더 탐지를 피할 수 있는 극비 기술을 사용한 비행접시를 닮은 멋진 폭격기"라고 호감을 보인 바 있다.
ASPI 보고서는 B-21 폭격기야말로 최근 말스 장관이 호주방위군(ADF)의 전력목표로 여러 번 강조한 '임팩트 있는 장거리 공격 능력'에 가장 적합한 무기라고 강조했다.
작년 9월 미국·영국과 새로 오커스(AUKUS) 안보동맹을 맺고 2030년까지 핵추진 잠수함을 도입하기로 한 호주가 B-21 전략폭격기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dc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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