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각종 남부군 기념물 철거 지속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1861년 발발한 미국 남북전쟁 기간 남부연합의 수도였던 버지니아주(州) 리치먼드에서 마지막 남부군 장군의 동상이 철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간) 1892년부터 리치먼드 시내 교차로를 지켰던 앰브로스 힐 장군의 동상이 전날 철거됐다고 보도했다.
리치먼드는 남부연합의 수도였다는 역사 때문에 미국 내 어느 도시보다도 남부군과 관련한 각종 기념물이 많았지만, 힐 장군을 마지막으로 공공시설의 남부군 동상은 완전히 사라졌다.
남부군 기념물 철거는 지난 2020년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본격화됐다.
남부군의 사령관이었던 로버트 리 장군의 동상과 남부 연합의 대통령이었던 제퍼슨 데이비스의 동상 등 역사적으로 잘 알려진 인물의 기념물들이 먼저 표적이 됐다.
리치먼드시는 동상 이외에도 관련 인물들의 이름이 들어간 각종 표지판이나 남부군이 사용했던 대포 등 기념물도 철거했다.
1895년 남부군이 항복하기 직전 전사한 힐 장군의 후손들은 동상 철거에 반대해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시의 손을 들어줬다.
앞서 리치먼드시는 남부군 관련 기념물을 철거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만들기 위해 '시민들의 의견 수렴을 거치지 않고 각종 기념물을 철거할 수 있다'는 긴급규칙을 발표했다.
힐 장군의 후손들은 철거된 동상을 인근 남북전쟁 전투 유적지로 이전하길 원했지만, 리치먼드시는 동상을 흑인역사박물관에 보내기로 결정했다.
레버 스토니 리치먼드 시장은 트위터를 통해 "리치먼드가 모든 시민이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되도록 앞으로도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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