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종류의 차별과 반유대주의에 맞서 싸우겠다"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13일(현지시간) 파시스트 정권에서 탄압받은 유대인 언론인들을 기리며 "모든 종류의 차별과 반유대주의에 맞서 싸우겠다"고 약속했다.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멜로니 총리는 이날 로마에 있는 언론인 협회 본부에서 열린 유대인 언론인 현판 제막식을 마친 후 이같이 말했다. 현판에는 파시스트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의 인종법으로 박해받은 유대인 언론인 35명의 이름이 새겨졌다.
멜로니 총리는 "우리는 아직 차별과 반유대주의와의 싸움에서 승리하지 못했다"며 "정부는 우리 사이에 존재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차별과 반대유대주의에 맞서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10대 시절 무솔리니 추종자들이 창설한 정치단체에서 활동했던 멜로니 총리는 그동안 '파시스트 총리'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애써왔다.
10월 25일 취임 후 첫 국정 연설에선 "난 파시즘을 포함해 반민주적인 정권에 대해 한 번도 동정이나 친밀감을 느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무솔리니가 1938년 제정한 인종법을 거론하며 "이탈리아가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때"라고 표현해 무솔리니와 거듭 선을 그었다.
무솔리니는 독일 나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와 동맹 관계를 맺으며 1938년 인종법을 제정해 인종 차별에 나섰다.
이 법으로 인해 유대인 언론인들은 취재 활동이 금지됐고, 많은 유대인이 직업 선택을 제한당했다.
무솔리니가 쫓겨난 이후 이탈리아 영토를 점령한 독일 나치 정권은 1943년 10월 16일 로마의 유대인 거주지역을 급습해 검거한 유대인 1천259명을 강제로 추방했다.
이들 대부분은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생을 마감했으며 불과 16명이 살아남았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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