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반정부 시위가 집중적으로 일어난 이란 남부 지역에서 이슬람 수니파 성직자가 납치·살해됐다.
당국은 석달 가까이 이어지는 반정부 시위 정국에 이란의 분열을 조장하려는 의도가 깔린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14일(현지시간) 국영 IRIB 방송에 따르면 이란 정보부는 이날 남부 국경 지역에서 수니파 성직자 몰라비 압둘바헤드 리지를 살해한 용의자 3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정보부는 용의자들이 국경을 넘다가 붙잡혔으며, 이들로부터 권총 등 무기를 압수했다고 설명했다.
압둘바헤드 리지는 지난 8일 남부 도시 카쉬의 한 모스크에서 기도회를 이끈 직후 괴한들에 의해 납치, 살해됐다.
검찰은 압둘바헤드 리지가 머리에 총을 맞아 사망했다고 밝혔다.
수니파 성직자 살해 사건은 지난달 격렬한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던 시스탄-바-발루치스탄주(州)에서 일어났다.
메흐디 샴사바디 시스탄-바-발루치스탄주 검찰 수장은 국영 방송을 통해 "이란 내 분열을 조장하는 테러리스트들이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14일 국영 방송을 통해 "이란의 단결과 통합을 방해하는 세력의 잔혹한 행동"이라면서 관련자에 대해 엄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 내 5∼1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수니파는 주로 남부·서부 국경 지역에 거주한다.
외신들은 국경 지역의 소수 민족과 수니파 주민들이 이번 반정부 시위의 주축이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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