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에서 코로나19 감염자 급증으로 의료 체계가 압박을 받는 가운데 한 의대생의 돌연사를 둘러싸고 과로사 의혹이 제기되면서 대중이 분노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쓰촨성 청두의 한 병원은 전날 성명을 통해 병원에서 근무하던 의대생 천모 씨가 13일 저녁 쓰러졌고 응급처치를 받았으나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병원 측은 천씨가 심장과 관련한 문제로 사망했다고 밝혔으나 누리꾼들은 그가 과로했고 코로나19에 감염됐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뉴스는 이날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 조회 수 2억7천만 회를 기록하며 최고 화제로 떠올랐다.
블룸버그는 "의대생의 돌연사는 중국의 갑작스러운 방역 정책 전환으로 의료계 종사자와 시스템이 치러야 하는 희생에 대한 대중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었다"며 "누리꾼들이 쏟아낸 댓글은 팬데믹 이후 가장 심각한 발병에 대처하는 자국의 역량에 깊은 우려를 드러낸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중국의 병원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보도는 코로나19 팬데믹 첫해 미국과 유럽에서 벌어졌던 일을 떠올리게 한다"고 덧붙였다.
광둥성 중산의 한 공공병원의 소화기과 의사 소피아 취 씨는 쏟아지는 환자에 대응하면서도 아프지 않기 위해 애쓰느라 지치고 우울해진다고 토로했다.
그는 블룸버그에 N95 마스크를 벗는 게 너무 위험하기 때문에 근무하는 동안에는 점심을 먹지도, 물도 마시지 않으며 10시간 이상 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에 걸려 아픈 동료의 업무를 지원하고 있는 그는 "발열 진료소를 중심으로 환자들이 넘쳐나는 것을 이해하며 우리는 응급실을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나도 한 살짜리 딸과 70세 노모랑 같이 살고 있어 바이러스를 집으로 가져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웨이보에 올라온 글들도 병원의 열악한 상황을 전한다.
블룸버그는 "누리꾼들은 발열 진료소의 의사들이 먹거나, 화장실을 갈 시간도 없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전날 홍콩 명보는 "베이징의 한 대형 병원에서 하루 만에 700명 이상의 의사와 간호사가 양성 판정을 받았고, 이는 병원 직원의 20%에 해당한다"고 중국 매체를 인용해 전했다.
명보는 "의료 시스템의 붕괴를 막기 위해 베이징은 최근 무증상·경증 의료진은 계속 환자를 진료하도록 하고 있다"며 "의사로부터 고위험군 환자에게 바이러스가 전염될 위험도 제기되지만 감염 의사를 모두 근무에서 빼면 병원이 운영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병원에서는 은퇴한 의료진의 업무 복귀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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