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월 하순엔 첫 자이언트 스텝 단행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지난 9월 기준금리를 전례 없는 수준으로 대폭 인상했던 스위스가 2개월 여 만에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기조에 맞춰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했다.
스위스 국립은행(SNB)은 1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0.5%에서 1.0%로 0.5% 포인트(P) 올린다고 밝혔다.
SNB는 "향후 몇 분기 동안 세계 경제의 성장률은 낮고 인플레이션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며 이를 고려해 대출에 필요한 비용을 더 비싸게 만드는 추가 조치를 배제할 수 없었다"고 금리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SNB는 "세계 경제와 마찬가지로 스위스 경제에 대한 전망 역시 불확실성이 크다"면서 "해외에서 경기침체가 심화하거나 에너지 부족 현상이 발생하면 부정적 영향이 더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위스는 지난 9월22일 마이너스 금리(-0.25%) 상태였던 기준금리를 0.75% P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스위스가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건 처음이었다.
수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이 높아 에너지 위기의 타격을 덜 받는 스위스는 물가 상승 압박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국가다.
지난 8월 물가 상승률이 3.5%를 기록했던 스위스는 올해 말 기준으로 물가 상승률이 3%에 머물 것으로 SNB는 전망했다.
이런 스위스도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현상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지만 2개월여 만에 인상 폭을 빅 스텝(0.5%P)으로 낮춘 것이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잉글랜드은행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까지도 물가 상승세 둔화를 고려해 기준금리 인상 폭을 0.5%P로 제한하는 흐름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미국 7.1%, 영국 10.7%,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은 10%를 기록했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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