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드 코로나 전환에 시진핑 침묵하는 까닭…다목적 포석?

입력 2022-12-16 10:55   수정 2022-12-16 17:16

中 위드 코로나 전환에 시진핑 침묵하는 까닭…다목적 포석?
"시진핑, 자기 부정 어려워…中 제로 코로나 복귀도 염두 둔 듯"
새 지도부도 언급 없어…퇴임 예정 리커창·쑨춘란만 '총대'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 당국이 '제로 코로나'에서 '위드 코로나'로 급변침한 가운데 시진핑 국가주석이 입을 다물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달 하순 '제로 코로나 반대' 시위가 공산당·시진핑 퇴진 주장으로 이어질 기세를 보이자 언제 그랬냐는 듯 위드 코로나로 급전환해 그에 따른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데도 침묵은 이어지고 있다.

시 주석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3년 가까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주도해왔기에 중국의 이번 위드 코로나 전환에 공식적인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그는 애써 무시하고 있어 보인다.
사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은 2020년 1월 28일 방중한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과 만난 시 주석이 "우한 폐렴은 악마다. 우리는 악마가 활개 치고 다니게 놔두지 않겠다"는 언급에서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그 이후 중국은 외부 세계와 차단한 채 '단 한 명의 코로나19 환자도 용납할 수 없다'는 의지로 철통 봉쇄 조치를 이어왔다.
그러나 제로 코로나 정책 유지를 명분 삼아 쇠사슬로 아파트 주변을 봉쇄한 탓에 수십 명의 인명 피해를 낸 우루무치 화재 사고를 계기로 지난달 중국 전역에서 동시 다발성 시위가 발생해 공산당·시진핑 퇴진 주장으로 이어지자 중국 당국은 급선회했다.
이달 6일 공산당의 핵심 지도부인 중앙정치국 회의가 열리더니 하루 뒤인 7일 행정부 격인 국무원이 방역 완화 10개 조치를 발표하는 등 숨 가쁜 위드 코로나 시책을 가동 중이다.
그러나 중국 내 노인 등 취약 계층의 백신 접종률이 낮고 중국이 '애국주의' 차원에서 고집해온 시노팜·시노백 백신의 낮은 효능을 고려할 때 이런 중국의 위드 코로나 급선회가 사망자 100만 명을 낼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나온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중환자를 치료할 의료시설이 부족하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중국 당국이 현재 코로나19 감염 때에도 재택 치료를 권고하고 있으나 진료소와 응급실로 몰리고 있고, 의약품 사재기가 일상화하는 등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3년 가까운 제로 코로나 정책 속에서 코로나19 공포감이 형성됐기 때문인지 중국인 대부분은 위드 코로나 정책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어 보인다.
이런 가운데 중국 당국이 위드 코로나로의 정책 전환과 더불어 내수 확대를 통한 경제 동력 회복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코로나19 공포에 휩싸인 중국인들은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소비가 살아나는 기미가 아직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통신은 시 주석이 자신의 결정을 뒤집는 중국의 위드 코로나 정책 도입을 언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케이위안 캐피탈의 브룩 실버스 이사는 "시 주석이 새로운 코로나19 정책(위드 코로나)과 거리두기를 함으로써 그에게 닥칠 위험을 헤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시 주석 이외에 지난 10월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통해 등장한 6명의 상무위원 누구도 위드 코로나 정책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다만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최를 계기로 공식 퇴진할 리커창 총리는 최근 세계은행·국제통화기금의 고위 관리들을 만난 자리에서 "열린 중국은 모든 곳에서 온 손님을 환영할 것"이라면서 중국의 위드 코로나 정책 시행을 간접적으로 언급하기는 했다.
중국의 위드 코로나 정책을 주도하는 코로나19 방역 최고 책임자도 내년 3월 퇴진 예정인 쑨춘란 부총리가 맡고 있다.
이를 두고 중국 당국이 언제든 제로 코로나 정책 복귀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퇴직 예정 고위직들에게만 총대를 메게 하는 것도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감염자와 사망자가 통제할 수 없는 수준이 될 경우를 그 책임을 회피하려는 목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이런 선택은 지방관리들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고 있다.
최고 지도부가 아직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완전하게 방향 전환한 것이 아니라는 메시지로 인식하고, 제로 코로나 정책 철회를 머뭇거리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당국의 홍보·선전을 연구해온 미국 조지메이슨대 소속 메르카투스센터의 웨이펑 중 연구원은 "정책 입안자의 명확한 메시지가 없으면 중국 내에서 위드 코로나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을 것"이라면서 "그로 인해 경제활동도 제약받을 것"이라고 짚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실제 중국 증시의 벤치마크인 CSI3000 지수는 국무원의 지난 7일 제로 코로나 철회 10개 조치 발표에도 증시에 큰 변화가 없다.

kji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