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소보 내전 당시 코소보측 지도자, 전쟁범죄 첫 유죄 판결

입력 2022-12-16 20:03  

코소보 내전 당시 코소보측 지도자, 전쟁범죄 첫 유죄 판결
코소보해방군(KLA) 전 지휘관 무스타파, 특별재판소서 26년형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1998∼1999년 코소보 내전 당시 세르비아에 맞서 저항의 선봉에 선 코소보해방군(KLA)의 전 지휘관이 전쟁범죄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코소보 특별재판소가 16일(현지시간) KLA 지휘관이었던 살리흐 무스타파(50)에게 제기된 전쟁범죄 혐의에 대해 대부분 유죄를 인정하고 26년 형을 선고했다고 AP, AFP,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재판부는 52일간 29명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한 뒤 무스타파가 세르비아 조력자로 의심되는 사람들을 임의로 감금해 거의 매일 구타와 고문을 가하고 이 중 1명을 살해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학대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가 선고됐다.
코소보는 1998∼1999년 세르비아에서 분리·독립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인종청소'로 불리는 학살극을 당하며 약 1만3천명이 사망했다.
무스타파는 당시 세르비아 보안군에 대항하는 게릴라 조직인 KLA를 이끈 지휘관 출신이다. 그는 전쟁범죄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주장했다.
코소보 내전과 관련해 그동안 세르비아 보안군의 고위 인사 일부가 전쟁범죄로 유죄를 선고받아 수감됐으나 KLA 관련 인사가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판부는 "특별재판소에 이정표가 될 판결"이라고 자평한 뒤 "코소보 공동체들 사이에서 화해를 촉진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코소보 내전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무력 개입으로 1999년 끝났다. 이후 코소보는 2008년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을 선언했다.
그러나 내전 과정에서 KLA가 코소보 내 세르비아계 주민들을 상대로 전쟁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세르비아의 맹방인 러시아는 코소보가 스스로 전범 재판소를 설립하지 않으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에서 별도의 전범 재판소를 세워 가동하겠다고 압박했다.
러시아와 유럽연합(EU)의 계속된 압박으로 코소보는 2015년에서야 자국 지도자들의 전쟁범죄 조사를 위한 특별재판소를 설치했다.
KLA 지휘관들이 코소보에서 영웅 대접을 받는 현실을 고려해 증인 보호 차원에서 특별재판소는 헤이그에 뒀다.
하심 타치 코소보 전 대통령도 인명 살상과 학대·고문 등 전쟁범죄 혐의로 기소돼 특별재판소 재판을 앞두고 있다.
타치 전 대통령 역시 KLA 지휘관 출신으로, 그는 2020년 11월 특별재판소가 기소를 추인한 직후 사임을 발표했다.
AP 통신은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이 병력을 코소보에 파견할 수 있도록 나토에 요청하는 등 코소보와 세르비아의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나온 판결"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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