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넘버 원 헤드 걸'이자 윌리엄 왕세자의 대모가 인종차별 발언과 관련해 당사자를 만나 사과했다.
영국 왕실은 16일(현지시간) 여왕의 최측근이던 수전 허시(83)가 버킹엄궁에서 흑인 시민단체 대표 응고지 풀라니를 만나서 자신의 발언에 관해 개인적으로 사과했다고 밝혔다.
왕실은 풀라니와 공동으로 낸 성명에서 이날 회동은 따뜻한 분위기였고, 풀라니는 사과를 받아들이고 허시의 발언에 악의가 없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허시는 민감한 사안에 관해 이해를 높이기로 다짐했고 왕실은 포용과 다양성에 계속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왕실은 또한 응고지가 만든 단체인 시스타 스페이스로부터 배울 점을 살펴보는 등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한다고 약속했다. 이 단체는 아프리카와 카리브계 가정폭력 피해자 여성 지원이 목적이다.
성명에는 풀라니가 소셜미디어에서 부당하게 엄청난 욕설을 들었다는 점도 들어갔다.
이들은 이날 만남이 친절함, 협력, 규탄으로 차별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랐으며, 찰스 3세 국왕과 커밀라 왕비는 이날 결과에 만족했다.
허시는 지난달 말 커밀라 왕비가 버킹엄궁에서 주최한 행사에서 풀라니에게 "진짜 어디서 왔냐"고 물었다. 풀라니가 영국에서 태어난 영국인이라고 답했지만 그는 아프리카 어느 지역에서 왔느냐고 되물었다.
풀라니는 이를 소셜미디어에 알렸고 허시는 수십년간 일해온 왕실에서 즉시 물러났다. 윌리엄 왕세자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선을 긋는 등 왕실은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영국 왕실은 해리 왕자 부부가 왕실 내 인종차별에 관해 문제를 제기한 이후 이 사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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