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정적' 징역형 반발에 "판사 모욕·판결 무시 안돼"

입력 2022-12-17 23:40  

에르도안, '정적' 징역형 반발에 "판사 모욕·판결 무시 안돼"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시장 판결 관련, "잘못 있다면 항소심서 바로잡힐 것"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정적'으로 꼽히는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시장이 징역형을 받은 것과 관련해 "판결에 잘못이 있다면 항소심에서 바로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튀르키예 남동부의 마르딘에서 열린 집회에서 "아직 대법원판결은 나오지 않았고, 이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스탄불 법원이 지난 14일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시장에게 공무원 모욕 혐의로 2년 7개월의 징역형과 정치 활동 금지를 선언한 뒤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와 관련해 발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내년 6월로 예정된 대선을 앞두고 사법부를 동원해 정적을 제거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아왔다.
야당 공화인민당(CHP) 소속인 이마모을루 시장은 2019년 6월 이스탄불 시장 재선거에서도 승리하자 앞서 자신의 당선을 무효라고 결정한 사람들을 '바보'(fools)라고 말했다는 이유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2019년 3월 치러진 최초 선거에서 이겼으나 집권 여당과 정부가 부정선거라며 이의를 제기하자 튀르키예 최고선거위원회는 해당 선거를 무효로 하고 재선거를 치르도록 했다.
이마모을루 시장은 여당과 정부의 '발목 잡기'를 이겨내고 재선거에서 다시 한번 승리하면서 야권의 유력한 대선 후보로 떠올랐다.
이번주 재판 결과가 나온 뒤 이스탄불 시청에는 이마모을루 시장의 지지자 수천 명이 집결, 분노를 표현했다. 이마모을루 시장도 항소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내년 대선에서 누가 야권 후보인지 신경 쓰지 않았다며 정적 제거 의혹을 일축했다. 튀르키예 정부도 법원은 독립적으로 판결한다고 주장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리에게도 가혹하게 느껴지는 법원 판결이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판사를 모욕하거나 법원 판결을 무시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고 강조했다.
통신은 그러나 튀르키예 사법부가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굴종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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