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신임 총리에 버라드커…연립정부 2기 시작

입력 2022-12-18 02:42  

아일랜드 신임 총리에 버라드커…연립정부 2기 시작
중임 총리로 의사 출신 동성애자…"주거·생활비 문제 집중"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아일랜드 총리가 미홀 마틴(62) 공화당(Fianna Fail) 대표에서 리오 버라드커(43) 통일아일랜드당(Fine Gale) 대표로 바뀌었다.
중도 우파 성향의 공화당과 통일아일랜드당은 지난 2020년 아일랜드 역사상 처음으로 연립정부를 구성하면서 30개월씩 총리직을 맡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아일랜드 의회는 17일(현지시간) 특별 회기를 열어 버라드커 총리 임명안을 찬성 87표, 반대 62표로 통과시켰다고 일간 가디언, AP 통신 등이 전했다.
앞서 2017∼2020년에도 총리직을 수행했던 버라드커는 총리 재임명 수락 연설에서 남은 임기 동안 주거 위기와 같은 경제적, 사회적 문제 해결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버라드커 신임 총리는 "특히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에너지·육아·교육·임대·의료에 들어가는 비용과 같은 생활비를 통제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버라드커 총리는 마틴 전 총리에게 "어려운 시기에 안심과 희망을 줬다"고 사의를 표하며 "모두에게 새로운 희망과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인도계 이민자 2세인 버라드커 총리는 지난 세기 후반만 해도 엄격하고 보수적인 가톨릭이 지배적이었던 나라에서 나온 첫 번째 동성애자 총리다.
버라드커 총리는 2017년 총리 자리를 처음 꿰찼을 때 38세로 역대 최연소 총리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두 번째로 총리 자리에 앉은 지금도 여전히 가장 젊은 총리다.
더블린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의학을 전공한 버라드커 총리는 일반의로 개업했다가 2004년 지역 의회 의원으로 정계에 발을 들였다.
2007년 하원 의원이 된 그는 2011년 통일아일랜드당이 정권을 잡았을 때 교통·보건·사회 보호 등 장관직을 두루 거쳤다.
더블린에서 인도인 아버지와 아일랜드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버라드커 총리는 2015년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날 오전 마이클 하긴스 아일랜드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한 마틴 전 총리는 "이 정부가 열어갈 두 번째 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일랜드가 영국에서 독립한 1921년 이후 공화당과 통일아일랜드당이 번갈아 가며 정권을 잡아 왔으나, 연정을 구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정에는 소수정당인 녹색당도 참여했다.
run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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