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가나, 곧 디폴트?…IMF 협상 도중 "채무 상환 중단"

입력 2022-12-20 08:52   수정 2022-12-20 10:19

아프리카 가나, 곧 디폴트?…IMF 협상 도중 "채무 상환 중단"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아프리카 가나가 대외 채무 상환 중단을 일방적으로 선언했다고 로이터·블룸버그 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나 재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130억 달러(약 17조 원)에 달하는 유로본드를 비롯해 기업 대출, 양자간 대출 등에 대한 이자 상환을 중단하는 "임시적 비상조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가나가 진 채무를 지속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외부 채권자들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가나의 이번 발표는 대외 채권단과의 채무 구조조정 논의와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에 나온 것이다.
가나는 지난주 국제통화기금(IMF)과 실무진급 논의를 통해 3년 만기의 확대차관제도(ECF)를 통해 30억 달러(약 3조9천억 원) 정도를 지원받기로 약속받은 바 있다.
시장에서는 향후 구조조정이 원만히 진행되지 않는 것은 물론, 가나가 결국 디폴트(채무 불이행) 단계로 나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진다.
로이터는 "채무 상환 중단 결정은 가나의 위태로운 경제 상태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사실상 디폴트(채무 불이행) 상태"라고 지적했다.
가나 국채를 보유한 스위스 자산운용사 본토벨 측은 "아마도 가나 정부가 명백한 디폴트는 피하려고 노력하면서 구조조정 협상 기간 부채 상환을 지속하지 않겠느냐고 시장이 '선의'를 기대했던 것이 잘못으로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나는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이 치솟으며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50%를 기록할 정도로 경제위기가 심화하고 있으며, 세입의 70∼100%가 부채 상환에 쓰이는 등 정부 재정도 열악하다.
최근에는 1천여명이 수도 아크라에서 나나 아쿠포아도 가나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국제사회에서는 급격한 인플레이션과 환율 상승 압력 등으로 외환보유고가 빠르게 줄어들며 '퍼펙트 스톰'(초대형 복합위기)에 직면하는 신흥국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리랑카는 이미 지난 5월 외화 채권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했고, 나이지리아·파키스탄·이집트·터키 등도 외환위기 가능성이 제기된다.

d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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