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키이우에도 찾아온 성탄절…디젤발전기로 트리 조명 설치

우크라 키이우에도 찾아온 성탄절…디젤발전기로 트리 조명 설치
"아이들에게 희망 주는 '무적의 트리'"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러시아의 미사일 폭격에 시달리는 와중에도 성탄절을 앞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중심가에는 변함없이 크리스마스 트리가 점등했다고 AFP 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키이우 성 소피아 대성당 옆에는 우크라이나 국기 색인 파란색과 노란색 조명으로 빛나는 12ｍ 높이의 트리가 설치됐다.
트리는 평화를 상징하는 하얀 비둘기 모형으로 장식됐으며, 꼭대기에는 우크라이나를 상징하는 삼지창 모형이 달렸다.

키이우 시민들은 러시아의 폭격으로 난방에 차질을 빚으면서 추위에 시달리고 있지만 트리 앞은 기념사진을 찍는 시민들로 북적이는 등 연말 분위기로 가득하다고 AFP는 전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이날 트리를 공개하면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일상을 훔쳐 가려고 하지만, 그들은 우리 아이들에게서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빼앗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클리치코 시장은 최근까지 키이우 시청이 올해에도 트리를 설치해야 할지를 두고 망설였다고도 전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반시설을 겨냥한 공격을 이어가는 탓에 수백만 명이 난방이나 빛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등 전력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청은 디젤 발전기를 돌려 조명을 밝히고 지난해 이용한 장식을 재사용하는 등 나름의 해결법을 찾아내 올해에도 광장을 밝히는 데 성공했다고 클리치코 시장은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이 트리를 '무적의 우크라이나 트리'라고 부른다"면서 "트리가 있기에 아이들은 이처럼 어려운 시기에도 명절을 즐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성탄절을 앞두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 휴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으나 양측 모두 이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오히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북부지역과 국경을 접한 벨라루스 방면에서 내년 초 총공격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hanj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