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서 전쟁 언급 안한 푸틴, 참전 강권하려다 실패?

입력 2022-12-20 16:11   수정 2022-12-21 11:59

벨라루스서 전쟁 언급 안한 푸틴, 참전 강권하려다 실패?
美싱크탱크, 푸틴-루카셴코 '민스크 정상회담' 분석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올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을 만나 벨라루스의 참전을 강권하려고 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의 군사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가 19일(현지시간) 분석했다.
ISW는 전황 평가에서 이날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열린 푸틴과 루카셴코의 회담 후 발표 내용과 배경을 설명하며 각종 정황을 근거로 이런 분석을 내놨다.
ISW는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벌이고 있는 전쟁에 벨라루스가 참전할 개연성은 낮다'는 판단을 고수한다고 밝혔다.
ISW는 일단 루카셴코가 그간 펴 오던 주장들을 이번 회담에서 푸틴이 그대로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이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 중 하나로 제시했다.
만약 루카셴코가 참전하는 쪽으로 마음을 바꾸는 일이 생긴다면, 그간 루카셴코가 벨라루스 국민들에게 대 왔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위협'이라는 핑계를 갑자기 변경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을 것이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이 ISW의 지적이다.
루카셴코는 앞서 2월 17일에 '서방 측의 위협이 계속된다면 핵무기를 배치할 수 있다'고 발언하는 등 나토 등 서방의 위협으로 벨라루스가 위험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끈질기게 강조해 왔다.
루카셴코가 '서방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맞서서 벨라루스의 국경을 지키겠다'는 취지의 수사(修辭·rhetoric)를 사용하는 것은 벨라루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가세할 의향이 없음을 나타내려는 의도라는 것이 ISW의 분석이다.
ISW는 또 이번 회담 후 양국 대통령의 공동 발표에 "벨라루스가 여전히 서방의 위협을 받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점도 벨라루스의 참전 개연성이 낮다는 정황 증거로 꼽았다.
또 양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관해 공개 논의를 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회담 전 푸틴의 원래 의도는 루카셴코에게 압력을 가해 러시아와 벨라루스 사이의 통합을 더욱 강화하려는 것이었던 것으로 추정되지만, 러시아 측은 회담 후 이런 원래 의도를 애써 감추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ISW는 설명했다.
푸틴은 회담 후 러시아의 벨라루스 흡수 통합설에 대한 질문을 받고 "러시아는 어느 나라도 흡수할 뜻이 없다. 이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푸틴의 이런 발언은 루카셴코가 12월 16일 벨라루스의 독립과 완전한 주권을 강조하는 발언을 한 데 대한 해명성 대응이라고 ISW는 설명했다.
크렘린궁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푸틴이 민스크로 가서 루카셴코와 회담한 것이 벨라루스의 참전을 설득하려는 목적이었다는 관측에 대해 "근거가 없고 바보스러운 추측"이라며 극구 부인했다.
ISW는 이에 대해 푸틴이 벨라루스가 참전토록 하려고 설득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을 감추기 위한 노력이라고 풀이했다.

limhwaso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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