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고양이 크기 '미크로랍토르'가 쥐와 비슷한 먹이 포식 흔적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공룡의 배 속에 포유류의 발뼈가 소화되지 않고 남아있는 희귀 화석이 확인돼 학계에 보고됐다.
22일 캐나다 앨버타대학과 외신 등에 따르면 이 대학 생물학 부교수 코윈 설리번 박사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백악기 전기의 깃털을 가진 집고양이 크기 공룡인 미크로랍토르(Microraptor zhaoianus) 배 안에서 작은 포유류의 발벼를 발견한 결과를 '척추동물 고생물학 저널'(Journal of Vertebrate Paleontology)에 발표했다.
이 화석은 지난 2000년 중국 북동부 랴오닝성 차오양의 쥐라기와 백악기 전기 호수 퇴적층인 지우포탕(九佛堂)에서 처음 발굴됐다.
약 1억2천만년 전에 서식했던 세 발가락을 가진 공룡으로 네 다리에 깃털을 가져 나무 사이를 활강하며 작은 생물을 잡아먹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중간이 대부분 사라지고 갈비뼈 안쪽 부분만 보존된 이 화석을 20여년 만에 다시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포유류의 발을 확인했다.
미크로랍토르는 갈비뼈 안에 다른 척추동물의 잔해 화석이 발견된 적이 있어 배 안의 내용물이 관심을 받아왔다. 지금까지 물고기와 새, 비늘 파충류 등이 발견돼 다양한 먹이 활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포유류 잔해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포유류의 발은 주머니쥐나 설치류와 비슷하게 생긴 멸종 포유류인 시노델피스(Sinodelphys)나 야노코노돈(Yanoconodon)과 모양이 유사한 것으로 분석됐다.
발가락 뼈 형태는 현대 주머니쥐처럼 가늘지만, 길이는 더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발뼈가 손상되지 않고 남아있는 점을 근거로 먹이를 통째로 삼켰을 수 있다고 제시했다.
미크로랍토르가 포식자로서 살아있는 먹이를 잡아먹은 것인지 아니면 사체 청소부 역할을 한 것인지까지는 규명되지 않았다. 다만 다양한 먹이를 섭렵하는 육식공룡이라는 점만은 분명하게 확인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설리번 부교수는 공룡의 먹이에 관한 정보가 당시 생태계 상황을 알 수 있는 퍼즐 조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연구 결과는 미크로랍토르가 지금까지 생각해온 것보다 훨씬 더 (다양한 먹이를 섭렵하는) 잡식성 공룡이었다는 점은 물론 고대 생태계에 잡식성 육식공룡이 있었다는 점을 밝혀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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