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가 풀어준 트위터 계정들, 코로나·美대선 음모론 또 유포

입력 2022-12-23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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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가 풀어준 트위터 계정들, 코로나·美대선 음모론 또 유포
"그가 애용하는 '트위터 투표', 헐값으로 조작 가능"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이후 잡음과 갈등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활동 정지 징계를 받았다가 머스크가 무더기로 '사면'해준 많은 트위터 계정들이 코로나19나 미국 2020년 대선 관련 음모론이나 극우 정치 성향 트윗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간) 머스크가 복구시켜 준 계정 중 1천 개 이상을 분석했더니 이들이 정지된 이유가 됐던 트윗을 다시 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최근 트위터 설문조사를 거쳐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을 포함한 활동 정지 계정들을 복구했다.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기간 트위터는 코로나19에 대해 잘못된 정보 유포를 금지하는 정책을 도입,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를 올린 1만1천 개 이상의 계정을 정지시켰다.
그러나 머스크가 인수한 후 트위터는 이 정책을 중단했다.
머스크에 의해 복구된 여러 계정은 다시 근거 없이 코로나19 백신 효과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거나 백신이 사람들을 죽인다고 주장하는 트윗을 올리고 있다.
트위터는 또 2020년 미 대선 이후 부정선거 설 등 선거 결과에 대해 허위 사실을 퍼뜨리는 수천 개의 계정을 단속해 정지시켰다.
이 중 머스크가 복귀시켜 준 수백 명의 사용자는 2020년 대선 당시 투·개표 기기가 조작돼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당시의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극우 음모론 집단인 큐어넌(QAnon)과 관련 있는 트위터 계정 7만여 개도 지난해 1월 미국 의사당 난입 사태 이후 정지됐지만, 이번에 복구된 여러 계정이 다시 큐어넌의 주요 음모론을 퍼뜨리기 시작했다.
이들은 저명한 민주당원들이 미성년자 성착취범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연관이 있다는 등 민주당과 할리우드 유명인들이 광범위한 성매매·소아성애에 연루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머스크가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자주 시행하는 온라인 투표가 조작 위험이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머스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 복귀 여부, 징계를 받아 정지된 계정 사면 여부에 이어 지난 18일에는 자신의 트위터 대표직 사임 여부까지도 온라인 투표에 부쳤다.
비영리 연구기관 '어카운터블 테크'의 조사 결과 불과 100달러(약 12만8천원) 미만의 금액으로 봇(자동 프로그램) 계정을 활용한 조작 프로그램으로 트위터 투표의 수만 표를 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카운터블 테크가 가짜 계정을 만들고 트위터 내에서 어느 정도 규모로 투표를 조작할 수 있는지를 실험했더니 57달러(약 7만3천원)짜리 봇으로 24시간 이내에 2만6천261표까지 살 수 있었다.
연구진은 봇의 접속 용량을 늘리면 2천600∼3천600달러(약 333만∼461만원)의 비용으로 24시간 이내에 50만∼100만표를 살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어카운터블 테크 관계자는 이런 조작이 가능하다면 머스크가 계속 트위터에 설문조사를 올리는 한 트위터가 외국 정부 등 악의적인 조작 행위로부터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트위터는 이에 대한 코멘트를 거부했다.
dy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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