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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서방의 가격 상한제 실시와 이에 따른 수출 감소 전망 속에 27일(현지시간) 장중 달러화 대비 루블화 가치가 3%가량 급락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장중 루블/달러 환율은 71.36루블을 기록, 7개월여 만에 최고치였던 지난주 고점(72.6325루블)에 근접했다.
루블/달러 환율은 지난주 고점 이후 67.86루블 정도까지 떨어졌지만, 이날 그동안의 변동 폭 상당 부분을 되돌렸다.
BCS 월드오브인베스트먼츠는 "이달 말까지 루블화 가치가 계속 극도의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면서 "무역 흐름 변화와 대(對)러 제재 압력 증가 속에 시장에서는 새로운 균형을 찾을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 루블/달러 환율은 68∼71루블 선에서 출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까지만 해도 75루블 수준이던 루블/달러 환율은 개전 이후 서방의 제재 속에 급등, 3월 8일에는 사상 최고치인 142루블을 찍었다.
하지만 이후 러시아 정부가 자본통제 등 강력한 환율방어 정책을 펼치고 서방 제재로 수입액까지 급감하면서 6월 29일에는 52루블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후 60달러대 초반을 유지해오던 환율이 이달 들어 다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유럽연합(EU)과 주요 7개국(G7) 등 서방이 5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제재로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상한제(배럴당 60달러)를 도입하고, EU는 내년 2월 러시아산 가스에 대한 가격 상한제를 추가 실시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맞대응 차원에서 원유 가격 상한제 도입 국가에 대한 석유 판매를 금지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하기도 했다.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제1부총리는 이날 "(한동안) 루블화 강세가 제 역할을 했다"면서도 서방의 유가 상한제에 따른 수출 감소 등을 고려할 때 현재는 루블화 약세가 러시아의 국익에 더 부합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 상황에서 루블/달러 환율은 70∼80루블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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