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 주가가 이달 들어서만 44% 급락한 와중에도 국내 개인투자자인 일명 '서학개미'들이 약 2천억원 상당의 테슬라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27일(현지시간) 한국예탁결제원 자료를 인용해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이달 1∼27일 테슬라 주식 1억6천만달러어치를 순매수했다고 밝혔다.
이를 이번 달 원/달러 환율 평균치인 1,296원으로 환산하면 약 2천73억여원에 해당한다.
서학개미들이 최근 테슬라 주가 급락에도 불구하고 10월(4억6천800만달러)과 11월(4억9천400만달러)에 이어 3개월 연속으로 테슬라 주식을 순매수하면서, 현재까지 4분기 테슬라 순매수액은 11억2천200만달러(4분기 환율 평균치 기준 약 1조5천27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서학개미들이 테슬라 주식을 계속 사 모으는 동안 주가는 가파르게 하락했다.
9월 말 265.25달러였던 테슬라 주가는 4분기에만 59% 추락, 2분기 하락률(38%)을 넘어 이 회사 역대 최악의 분기 성적을 기록 중이다.
특히 16일부터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하락하는 등 이달 들어 44% 급락한 가운데 27일 종가는 전장 대비 11.41% 떨어진 109.10달러로 2020년 8월 13일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올해 테슬라 주가 하락률이 69%로 나스닥 하락률(34%)의 두 배를 넘어선 가운데, 올해 서학개미들의 테슬라 순매수액은 28억달러(올해 환율 평균치 기준 약 3조6천18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대확산 이후 풍부해진 유동성을 바탕으로 증시가 상승장이었을 때는 주가 하락 시 저가에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했지만, 유동성 축소와 기준금리 인상으로 증시 분위기가 바뀐 만큼 투자에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소셜미디어 트위터를 인수한 후 테슬라 경영을 소홀히 한다는 '오너 리스크'가 부각되는 가운데, 머스크가 지난해 11월 이후 테슬라 주식을 390억달러(약 49조5천억원)어치 매도한 것도 주가에 악재로 꼽힌다.
또 전기차 수요가 둔화한 데다가 경쟁업체들이 테슬라를 바짝 추격하고 있어 '테슬라 독주 시대'는 끝났다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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