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놀이부터 참호결의까지…지구촌 각양각색 새해맞이

입력 2023-01-01 07:35   수정 2023-01-01 14:17

불꽃놀이부터 참호결의까지…지구촌 각양각색 새해맞이
호주, "시드니 돌아왔다" 규제없는 송구영신
중국, 뒤늦은 코로나19 확산에 '살얼음판'
우크라 '버텨내야 한다' 애써 명절 분위기 연출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전 세계가 2022년의 아픔과 아쉬움을 뒤로 보내고 밝아오는 2023년 새해의 설렘을 만끽하고 있다.
지구촌 동쪽을 지키는 동아시아, 오세아니아가 가장 먼저 1월 1일을 맞이했다.
호주 시드니에서는 3년 만에 방역 규제 없는 새해맞이 행사가 열려, 오페라하우스, 하버 브리지 등 관광 명소에 화려한 불꽃놀이가 펼쳐졌다.
호주는 2020년 말 엄격한 코로나19 봉쇄가 진행 중이었고, 2021년 말에는 오미크론이 대규모로 확산하면서 신년맞이 행사가 열리지 못했다.
클로버 무어 시드니 시장은 로이터통신에 "올해, 시드니가 돌아왔다. 우리가 축포 소리로 새해를 맞이하면서 세계 곳곳의 새해맞이 축제 시작을 알렸다"고 말했다.

중국도 최근 고강도 방역정책 '제로 코로나'를 대폭 완화했지만, 새해맞이 분위기는 다소 달랐다.
최근 코로나19 환자·사망자로 병원·화장장이 터져나갈 지경인 중국은 좀처럼 새해 분위기를 내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중국 산둥성의 한 소셜미디어 이용자는 "바이러스가 그냥 나가 죽었으면 좋겠다. 새해맞이를 함께 할 만큼 몸 상태가 괜찮은 친구를 한 명도 찾을 수가 없다니 믿을 수가 없다"고 썼다.
코로나19가 최초로 보고된 후베이성 우한시에는 수만 명 규모의 신년맞이 행사가 열렸다. 다만 이날 신년맞이 행사는 엄혹한 경찰 통제 속에 진행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판하는 대규모 시위가 다시 일어나지 않을지 당국이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우한의 전통적인 신년맞이 행사 장소에서는 경찰이 군중을 해산시켜버렸다.
'건강과 안전을 위해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피하자'는 확성기 방송도 계속 흘러나왔으나 주민들은 이런 방송에 아랑곳하지 않고 다른 장소에서 모여 신년을 맞이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홍콩 빅토리아항에서도 카운트다운에 이어 고층빌딩을 화려하게 감싸는 성대한 불꽃놀이가 터져 나오는 등 성대한 신년맞이 행사가 열렸다.
올해 홍콩의 새해맞이 행사는 수 년 만에 최대 규모였다. 2019년에는 홍콩 민주화 시위 때문에 행사가 아예 취소됐었고, 2020, 2021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 탓에 규모가 대폭 축소됐었다.
말레이시아는 최근 발생한 수해 참변 탓에 올해 쿠알라룸루프의 신년맞이 행사를 취소했다. 최근 말레이시아 전역에 호우가 쏟아져 산사태로 31명이 사망하고, 이재민 수만 명이 발생했다.

느닷없는 러시아군의 침공으로 누구보다 최악의 한 해를 보냈을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신년맞이도 크게 제한됐다.
오후 7시부터 자정까지 통행금지가 계속되고 있어 대규모 신년맞이 행사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일부 주지사들은 소셜미디어에 신년 전야에 통행금지를 위반하지 않도록 주의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올렉시 쿨레바 키이우 주지사는 최근 러시아가 퍼부은 미사일 공격에 대해 "우리한테 새해 복을 빌어주는 모양이다. 우리는 버텨낼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 키이우에 사는 한 주민은 로이터통신에 "올해가 빨리 가버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동북부 하르키우에서는 어린이 주민들이 지하철역에서 신년맞이 행사를 진행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한 어린이의 부모는 "무엇보다 아이들에게는 명절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한다. 그래서 크리스마스트리도 꾸몄다"고 말했다.
최전방의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참호 속에서 전우들과 크리스마스 축복을 주고받았다.
한 병사는 "우리가 수호해야 한다. 다른 누구는 없다. 우리뿐이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도 새해맞이 행사 계획이 대폭 축소됐다고 전했다. 당국은 코로나19를 이유로 통상의 불꽃놀이나 축하 행사를 열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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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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