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년보다 덜 추운 겨울·연말 산업 수요 감소 영향
독일 "에너지 절약 고삐 죄자"…러, 가스값 결제 루블화→외화 완화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으로 요동치던 한해를 보낸 이후 2일(현지시간) 개전 이후 최저치를 찍으면서 새해 벽두를 약세로 출발했다.
ICE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유럽 가스 가격 지표인 네덜란드 TTF 시장에서 2월 인도분 천연가스 가격이 2일(현지시간) 이날 메가와트시(MWh)당 77.02유로로 마감했다.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해 2월 24일 이후 최저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러시아산 의존도가 높은 탓에 러시아가 서방 제재에 맞서 유럽행 가스관을 차단하는 카드를 꺼내 들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가다가 지난해 8월에는 MWh당 342유로까지 치솟기도 했다.
여기에다 겨울 한파까지 우려되면서 유럽에서는 에너지 대란을 둘러싼 위기감이 고조됐으나 지난해 말에는 MWh당 100유로 아래로 떨어지며 전반적인 하락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는 최근 유럽의 겨울철 기온이 대체로 평년보다 높아 난방 수요가 예상보다 많지 않은 데다 통상 연말에는 산업 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앞으로도 2주간 유럽 기온이 예년 평균을 웃돌 것으로 전망되지만 겨울이 지나기까지는 가스 가격에서 재고 관리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경제 전문 매체인 블룸버그 통신은 내다봤다.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은 새해에도 에너지 절약으로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지난달 31일 발표된 신년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에너지 위기가 "힘겨운 시험"이라면서 독일인이 에너지 절약 운동을 계속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독일은 러시아의 협박에 굴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조만간 독일에 들어서는 신규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등으로 겨울을 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도 천연가스에 내건 빗장을 일부 완화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발표한 조치에서 그간 '비우호적인' 국가에 루블화로만 천연가스 가격을 지불하도록 했던 것을 외화로도 지불하도록 허용했다.
이는 지난해 3월 말 러시아산 가스 결제 수단을 루블화로만 제한하면서 유럽 가스 시장을 뒤흔든 이후 강경 기조를 일부 완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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