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 인사들, 성베드로 대성전 방문해 전임 교황 조문
팔리움·동전·메달·생애 업적 적은 두루마리 넣고 입관
(바티칸=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박수현 통신원 = 교황청은 일반 조문 사흘간 약 20만명이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시신이 안치된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을 찾아 조의를 표했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교황청은 이날 오후 7시를 기해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진행한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 시신 일반 조문을 마무리하고 입관 절차에 들어갔다.
교황청은 지난달 31일 선종한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시신을 선종 이틀 만인 지난 2일 이곳에 안치하고 이날까지 사흘간 일반 조문을 받았다.
조문 시간은 첫째 날인 2일 10시간(오전 9시∼오후 7시)에서 이후 이틀 동안 오전 7시에서 오후 7시까지 12시간으로 늘어났다.바티칸이 속한 이탈리아의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과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지난 2일 각국 지도자 중에서 가장 먼저 전임 교황을 조문했다.
3일에는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부인 아니코 레발 여사와 함께 성 베드로 대성전을 찾아 조의를 표했다.
한국 천주교 성직자들은 일반 조문 마지막 날인 이날 성 베드로 대성전을 방문해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시신을 가까이에서 바라보며 조문했다.
염수정 추기경, 서울대교구장인 정순택 대주교,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인 이용훈 주교와 사무국장인 신우식 신부 등 한국 천주교 대표단은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 장례 미사 참석차 전날 이탈리아 로마에 도착했다.
휴가차 작년 말 귀국해 한국에 머물던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추기경도 한국 대표단과 같은 항공기를 탔다.
교황청은 이날 일반 조문 종료 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시신을 삼나무관으로 옮기는 입관 예절을 올렸다.
입관식은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오랜 개인 비서인 게오르그 겐스바인 대주교와 가사를 도운 수도회 수녀들이 참관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됐다.
관 속에는 고위 성직자의 책임과 권한을 상징하는 팔리움(양털로 짠 고리 모양의 띠)과 베네딕토 16세의 재위 기간 주조된 동전과 메달이 들어간다.
그의 재위 기간 업적을 담은 두루마리 형태의 문서도 철제 원통에 봉인해 관에 넣었다.
베네딕토 16세는 즉위 8년 만인 2013년 건강 문제를 이유로 교황직에서 물러난 뒤 바티칸시국 내 '교회의 어머니(Mater Ecclesiae)' 수도원에서 지내왔다.
교황청은 이곳에서 베네딕토 16세를 보필한 겐스바인 대주교, 수녀들이 입관식에 참석해 고인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전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례하는 장례 미사는 5일 오전 9시 30분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된다.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은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장례 미사가 현직 교황의 장례 미사와 거의 동일한 절차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사가 끝나면 베네딕토 16세의 관은 성 베드로 대성전 지하 묘지로 운구돼 안장된다. 역대 교황 91명이 이곳에 잠들어 있다.
changyong@yna.co.kr, cel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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