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최근 수년간 심각하게 대립해온 중국과 호주가 관계 개선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2년 이상 제재해온 호주산 석탄 수입 재개를 논의하고 있다고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전날 바오스틸, 중국 대당집단, 중국화능집단공사, 중국에너지투자공사 등 중국 내 주요 석탄 수입 업체 4곳에 호주산 석탄 수입을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주산 석탄 수입은 이르면 오는 4월 1일부터 재개될 수 있다고 소식통 두 명이 전했다.
중국과 호주는 양국 간 활발한 교역을 앞세워 대체로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왔지만, 2018년부터인 보수 성향인 스콧 모리슨 전 호주 총리 집권기에 수년간 심각한 갈등을 겪었다.
당시 호주 정부는 중국 견제에 주력하는 미국 주도의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 협의체)에 가입하고 코로나19의 기원을 찾는 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중국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양국 관계는 단교 직전까지 갈 정도로 악화했다.
경제면에서도 호주는 2018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요청에 5세대 이동통신(5G) 사업에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참여를 배제했으며, 중국은 호주산 와인과 소고기, 보리, 석탄 등 10여 개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보복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집권한 노동당의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정부는 중국과 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달 하순에는 수교 50주년을 맞아 페니 웡 호주 외교장관이 중국을 찾아 외교·전략대화를 갖고 무역·방위 분야 등에서 대화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전날 중국의 석탄 수입 재개 검토 소식이 알려지자 호주 탄광회사들인 화이트해이븐은 장중 4.2%, 뉴 호프는 2.1%, 얀콜은 0.9% 각각 주가가 올랐다. 반대로 산시 자오메이(-8.9%), 양쾅 에너지(-4.8%) 등 중국 석탄 생산업체들의 주가는 내려갔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이미 지난해 7월 호주산 석탄에 대한 규제 완화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에너지 위기가 심화하고 원자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중국의 수입 제재로 인해 호주의 석탄 수출업체들은 이미 다른 아시아 국가나 유럽으로 눈을 돌렸다.
아울러 그간 중국은 수입 석탄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국내 석탄 생산량을 크게 늘렸다. 지난해 1∼11월 중국의 석탄 생산량은 40억9천만t으로 전년 동기대비 9.7% 늘어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하지만 여전히 품질 좋은 호주산 석탄의 수요는 많을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관측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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