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세계여자프로테니스(WTA)는 중국 최고위층을 향해 성폭행 피해를 폭로했던 테니스 스타 펑솨이(彭帥·38)의 안위를 직접 확인하기 전까지 중국에서 토너먼트를 재개할 수 없다고 5일(현지시간) 밝혔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WTA는 이날 성명을 통해 "펑솨이가 안전하고 편안한 상태라고 확인을 받았지만, 우리는 아직 그를 직접 대면하지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WTA는 "중국에서의 투어 재개와 관련한 우리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으며, (오는 8월 개최되는) US오픈까지의 일정만 확정된 상태"라고 강조했다.
세계 여자 프로테니스 운영단체로 투어 대회를 주관하는 WTA는 2021년 11월 펑솨이가 장가오리(張高麗·77)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미투' 의혹제기 직후 그를 공개 지지하고 나섰다.
같은 해 12월에는 의혹이 해소되기까지 중국에서 열리는 투어 대회 개최를 전면 보류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WTA는 "중국에서 대회를 열기 위해 우리의 창립 원칙을 타협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가 제기한 의혹에 대해 공식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WTA가 올해도 중국에서 대회 개최를 하지 않을 경우 방송 중계권료 및 후원사 계약 수입 수백만 달러를 손해 볼 수 있다고 BBC는 설명했다.
2013년 윔블던 복식 우승자로 한때 복식 세계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던 펑솨이는 2021년 11월 소셜미디어 웨이보를 통해 장 전 부총리와 원치 않는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했다.
이 게시물은 올라온 지 몇 분 안 돼 삭제됐고, 그가 실종됐다는 소문이 퍼지며 전 세계로 파문이 확산했다.
펑솨이는 2022년 2월 동계올림픽이 열린 중국 베이징의 한 호텔에서 프랑스 스포츠 매체 레퀴프와 인터뷰를 통해 "어느 누가 나를 어떤 식으로든 성폭행당했다고 말한 적이 없다, 난 사라진 적이 없다"며 입장을 번복하고는 은퇴 의사를 전했다.
그리고는 이후 1년 가까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펑솨위를 인터뷰했던 기자는 당시 고도로 통제된 환경 속에서 대화가 진행됐다며 "인터뷰가 펑솨이의 안전을 입증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고, 국제사회 역시 펑솨위의 안위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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