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해산 사건 심리 중…인민민주당 측 "사법부는 에르도안 캠페인 도구" 반발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튀르키예(터키) 헌법재판소가 5일(현지시간) 자국 내 친쿠르드 성향 정당인 인민민주당(HDP)이 정부로부터 받는 재정지원금을 일시적으로 동결할 것을 명령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튀르키예 헌재는 HDP에 대한 정당해산 심판 사건을 심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HDP는 600명 정원인 튀르키예 의회에서 55석을 차지하는 원내 제3당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정의개발당(AKP)은 HDP가 쿠르드족의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무장 조직 쿠르드노동자당(PKK)과 연계돼 있다고 비판해왔다.
터키 정부는 PKK를 최대 안보 위협 세력으로 여기며, 지금까지 PKK의 테러로 수만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정부의 판단에 따라 튀르키예 검찰은 HDP의 정당 해산 심판을 청구했고, 헌재가 사건을 심리 중이다.
검찰은 정당 해산과 더불어 HDP에 대한 재정 지원 동결을 신청했다.
올해 튀르키예 정부가 의석수를 고려해 HDP에 지원하게 될 예산은 5억3900만 터키 리라(약 2천900만 달러·369억여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데, 국가 안보에 위해가 될 정당에 이런 지원금이 투입되는 것을 막아달라는 게 검찰의 신청 취지다.
이날 헌재의 명령은 HDP를 해산하는 게 정당한지를 판단할 때까지 이 정당에 대한 재정 지원을 일시적으로 막도록 하는 일종의 가처분 결정으로 여겨진다.
HDP 측은 이날 결정에 반발했다.
에브루 구나이 HDP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치 캠페인에 사법부가 도구로 쓰인 것"이라며 "우리는 소수 민족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합법적으로 활동할 뿐 PKK와 연계돼 있다는 주장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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