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력부족에 6개월 전장 투입 뒤 대가로 사면
푸틴 측근 "사회에 나가 행실 바로 하라" 훈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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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대가로 자유의 몸이 된 러시아의 죄수 출신 용병들에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이 남긴 조언이 눈길을 끌고 있다.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와그너그룹의 예브게니 프리고진 대표는 이날 공개한 영상에서 이른바 '형벌부대'(죄수부대) 대원들의 사면 소식을 전하면서 이들에게 앞으로 "행실을 바로 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들은 (죄수 출신 용병 중) 처음 풀려나는 것이다"라면서 "만취하지 말고, 마약을 하지 마라. 여자들 성폭행하지 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대중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앞장선) 그들을 깊은 존경으로 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6개월간 복무하고 살아남은 죄수 출신 용병 수십 명이 사면됐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최근까지 폭력 범죄로 러시아 각지 교도소에 수감돼 있었으나,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병력 부족에 시달리던 작년 여름 프리고진이 우크라이나에서 6개월간 복무하면 사면하는 조건의 계약을 제시하면서 형벌부대에 속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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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인권활동가들은 불법적이고 비윤리적인 계약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민간인 신분인 그가 어떠한 법적 근거로 죄수들을 전장으로 끌고 갈 수 있었는지를 묻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러시아 당국은 지금까지도 이와 관련해 자세한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프리고진은 그의 레스토랑과 케이터링 사업체들이 푸틴 대통령이 참석하는 만찬 행사를 도맡고 있어 '푸틴의 요리사'로 불리며, 2013년 와그너그룹을 창설한 인물이다.
이후 와그너그룹은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병합에 참전하고 아프리카와 중동 등지의 내전에 개입하는 등 러시아 정부가 국제여론 때문에 직접 개입하기 어려운 지역에서 무력을 행사하는 수단으로 쓰이는 듯한 모습을 보여왔다.
와그너그룹은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심각한 인명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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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래프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최격전지로 꼽히는 바흐무트에서 러시아군이 훈련도가 낮고 장비가 부실한 경우가 많은 러시아군 용병을 대거 투입해 공세를 펼치기도 했다고 전했다.
실제, 이날 영상에 등장한 형벌부대 대원 중 몇몇은 휠체어에 타고 있거나 사지 중 일부를 상실한 모습이었다. 그런데도 일부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싸우겠다며 전선으로 돌아가겠다고 외치는 모습을 보였다.
형벌부대는 죄수나 잘못을 저지른 병사들로 구성된 부대를 뜻한다. 러시아의 전신인 소비에트연방(소련)은 2차 세계대전 당시 형벌부대를 구성해 선봉에 세운 것으로 유명하며 나치 독일도 비슷한 부대를 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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