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직격탄…'실적 풍향계' 삼성전자·LG전자 동반 충격
SK하이닉스·LG디스플레이·롯데케미칼 적자 전망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기업 실적 발표 시즌이 돌아왔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먹구름이 잔뜩 드리우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4조3천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줄었다.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어닝 쇼크(실적충격)'다. 경기 침체와 수요 둔화에 반도체를 비롯해 전 사업부 실적이 부진했던 결과다.
같은 날 잠정 실적을 발표한 LG전자[066570]도 쇼크를 피하지 못했다. 작년 4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91.2% 급감한 655억원이다.
실적 시즌마다 '풍향계' 역할을 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예상을 훨씬 밑도는 잠정 실적을 내놓으면서 다른 기업의 기대치도 더욱 낮아지고 있다.
최악의 반도체 업황에 SK하이닉스[000660]는 적자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3개월 내 발표된 증권사 실적 전망(컨센서스)을 집계한 결과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추정치는 7천859억원이다.
예상대로 SK하이닉스가 적자로 전환하면 분기 기준으로 영업손실 150억원을 기록한 2012년 3분기 이후 10년 만이 된다.
글로벌 TV 판매 위축에 LG디스플레이[034220]도 4분기 영업손실 5천7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이 예상됐다.
LCD와 OLED 수요 부진에 따른 출하 감소와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에 LG디스플레이는 작년 2분기부터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연간 기준 LG디스플레이 영업손실 추정치는 1조7천873억원에 이른다.
석유화학 시황 악화로 롯데케미칼도 3분기 연속 적자가 유력한 상황이다. 현재 영업손실 추정치는 4분기 887억원, 2022년 연간으로 4천388억원이다.
롯데케미칼은 작년 11월 기업설명회에서 4분기에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고 전망했으나, 업황 부진 지속과 나프타 가격 하락 등에 적자를 지속한 것으로 추정된다.
철강 업종도 시황 악화 영향으로 실적 둔화세가 눈에 띈다. 포스코홀딩스[005490]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 동기보다 66.79% 줄어든 7천865억원이다.
현대제철[004020] 역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천854억원으로 전년 4분기 대비 75.99% 급감할 것으로 추산됐다.
반면 경기 침체 지속에도 비교적 호실적이 예상되는 업종은 자동차와 배터리 등이다.
현대차[005380]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보다 91.31% 증가한 2조9천265억원, 기아[000270] 영업이익 전망치는 93.99% 늘어난 2조2천796억원이다.
전기차와 신차를 중심으로 판매 호조가 이어지면서 두 회사는 2022년 연간으로도 최대 실적 가능성이 거론된다.
국내 최대 배터리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4천62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11.1% 증가할 전망이다.
삼성SDI[006400]의 4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121.93% 증가한 5천894억원으로 예측됐다.
다만 배터리 업체들은 원/달러 하락과 일회성 비용 등의 영향으로 실적이 당초 시장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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