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업체 자료…전기차 총 81만대 팔려서 비율 3.2%→5.8%
WSJ "리스용 전기차 세액공제대상 포함돼 현대차에 혜택줄 것"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지난해 미국의 자동차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전기차 판매는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모터인텔리전스 자료를 인용해 2022년 미국의 전기차 판매가 전년보다 3분의 2가량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반면 미국의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2021년보다 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미국에서 팔린 전기차는 총 80만7천180대로 전체 자동차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8%였다. 2021년 3.2%에서 두 배 가까이 확대된 것이다.
테슬라는 미국에서 판매된 전기차의 65%를 차지해 여전히 시장을 지배했지만, 전년도(72%)에 비하면 비중이 축소됐다.
여전히 '제왕'의 자리를 지킨 테슬라를 뒤쫓는 기업들은 포드와 현대차·기아다.
모터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포드는 지난해 미 전기차 시장에서 7.6%를 차지해 2위에 올라섰고, 현대차와 기아는 합쳐서 7.1%의 점유율을 기록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제너럴모터스(GM)는 화재 사고에 따른 배터리셀 결함을 고치느라 쉐보레 볼트의 판매를 일시 중단하는 바람에 순위에서 밀렸다. 폭스바겐과 닛산도 미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줄어들었다.
포드와 함께 미국에서 유의미한 대수의 전기 픽업트럭을 판매하는 리비안은 작년 한 해 동안 2만332대를 팔아 2.6%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북미산 전기차에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세부 규정은 향후 전기차 경쟁 구도를 더욱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WSJ은 북미에서 조립되지 않았더라도 리스 차량의 경우 최대 7천500달러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한 IRA 세부 지침이 현대차에 혜택을 줄 것으로 예상한 반면, 일부 모델이 보조금 수혜 대상에서 제외된 포드와 테슬라는 타격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포드의 머스탱 마하-E와 테슬라의 모델Y 일부 버전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아닌 승용차로 분류돼 세액공제를 받지 못하게 됐다는 점에서다. SUV는 가격이 8만 달러를 넘지 않으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지만, 승용차는 그 상한선이 5만5천달러에 불과하다.
미국의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그 속도가 기대했던 것만큼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테슬라는 지난해 전체 차량 인도량이 자체 목표는 물론 시장 전망치에 미달했고, 리비안도 2만5천대 생산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GM은 전기차 40만대 판매 목표 달성 시점을 올해 말에서 내년 중순으로 미뤘다.
특히 GM은 기존 자동차 제조사 중 가장 먼저 '전기차 올인'을 선언하고도 작년 한 해 동안 GMC허머 전기 픽업트럭을 854대, 캐딜락 리릭 SUV를 122대 각각 파는 데 그쳐 체면을 구겼다.
이와 관련, GM은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 투자한 오하이오 배터리 신공장이 예상보다 늦게 가동을 시작하는 등 배터리 공급 문제를 지목하면서 향후 생산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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