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이코노미스트지…중국 내 투자 위축되고 외국인 혐오 분위기 남을 것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중국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을 딛고 살아나면 세계 많은 지역은 물가와 금리 상승 등의 고통스러운 부작용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 온라인판은 5일자 '중국의 재개방이 세계 경제를 어떻게 어렵게 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처럼 내다봤다.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중국이 갑자기 방역을 푼 뒤 바이러스가 통제되지 않고 퍼지면 앞으로 몇 달 내 150만명이 사망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혼란 속에서 중국 경제는 올해 1분기엔 역성장할 수 있지만 결국은 경제활동이 빠르게 반등하고, 상품, 서비스, 원자재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지는 전망했다.
중국의 경제 재개방은 올해 최대 경제 이벤트가 될 것이고, 일부에선 2024년 1분기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1년 전보다 약 10% 커질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중국이 코로나19 고립에서 벗어나는 것은 태국 휴양지나 홍콩 쇼핑몰 등 중국 의존도가 높은 곳에는 좋은 소식이지만, 다른 지역에선 중국의 경기 회복이 고통스러운 부작용을 가져올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지는 경고했다.
경제 성장이 아니라 물가 상승, 금리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각국 중앙은행들은 이미 인플레이션에 맞서 금리를 올리고 있는데 중국이 문호를 연 후 물가상승 압력이 불편한 수준으로 커지면 더 장기간 긴축을 해야 한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원자재 수입국들은 중국 경기 회복으로 인한 부작용을 겪을 위험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석유 시장을 보면 유럽과 미국의 경기 둔화로 소비가 줄어드는 것보다 중국 수요 증가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경기 회복으로 브렌트유 가격이 지금(약 80달러)보다 20% 이상 높은 배럴 당 100달러로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에너지 비용이 오르면 물가를 잡는 데도 방해가 된다.
유럽 국가들은 연말 가스 공급에 관해 마음을 놓을 수가 없게 된다. 이번 겨울엔 중국 가스 수요가 억제된 덕에 유럽 각국이 가스탱크를 채우는 비용을 덜 들였다.
앞으로 중국 경기가 살아나면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경쟁도 심해질 것이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중국의 투자 여건이 이전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가혹한 방역 규제와 갑작스러운 해제를 보면서 투자 기관들은 중국의 위험도를 높게 보고 있다는 것이다.
또 많은 외국 기업들은 지장이 없을 거란 신뢰가 약해지면서 돈이 더 들더라도 다른 지역에서 생산하려고 한다고 이코노미스트지는 전했다. 또 외국에서 신규 공장 투자는 둔화하고 중국 밖으로 이전하는 회사는 급증했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중국의 재개방이 궁극적으로 성공하겠지만 코로나19 중 만연했던 편집증과 외국인 혐오 분위기가 분명히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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