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사기 주장 비판한 몇 안되는 공화 고위직…대선 출마시 공정한 기회 줘야"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 유력 신문인 워싱턴포스트(WP)가 공화당 소속인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를 대선 후보군에서 제외하지 말라고 공화당에 당부해 주목된다.
WP는 7일(현지시간) '공화당이 래리 호건을 고려하지 않으면 그들의 손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만약 호건이 정치적으로 잊히면 공화당의 손해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5년 첫 임기를 시작한 호건 주지사는 메릴랜드주의 연임 제한 때문에 오는 18일 두 번째 임기를 마치고 물러난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호건 주지사의 대선 출마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하는 가운데 WP가 그의 대선 도전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한국계인 유미 여사와 결혼해 '한국사위'로 알려진 호건 주지사는 공화당 내 대표적인 친한파다.
WP는 호건이 공화당에서 친기업과 감세 등 전통적인 보수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2020년 대선 결과가 사기라는 거짓말에 동조하지 않은 소수의 선출 고위직이라고 강조했다.
호건 주지사는 다수 공화당 선출직과 달리 일찌감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사기 주장 등 강경파의 무리한 주장을 비판해왔다.
이 때문에 공화당 내 입지가 좁아졌으며 지난해 중간선거 때 그가 후원한 주지사 후보가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한 후보에 패배하기도 했다.
WP는 호건 주지사가 트럼프를 비판해 다수 공화당의 반감을 사면서도 '전통적' 공화당으로의 복귀를 계속 주장할 계획이라며 그런 입장과 재임 기간 거둔 경제 성과가 2024년 대선 캠페인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만약 그가 출마한다면 공화당은 그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는 게 현명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WP는 호건 주지사 재임 기간 메릴랜드 경제가 성장했고 그가 민감한 현안과 거리를 둔 덕분에 높은 지지율을 누렸다고 설명했다.
호건 주지사가 취임 직후인 2015년 4월 흑인 프레디 그레이가 경찰 관리하에서 숨진 사건 때문에 볼티모어에 일어난 폭동에 차분하게 대응해 긴장을 완화한 것을 높게 평가했다.
코로나19 확산 시기에 정치와 보건을 분리해 주민들에게 마스크를 쓰라고 당부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한국에서 구매한 코로나19 진단 키트에 문제가 생긴 것은 지적했다
또 그가 승인한 경전철 사업이 지연됐으며 볼티모어시의 강력 범죄가 증가하는 등 정책 실패와 문제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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