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까지 열악 시설 갇혀 비난…"800명 여전히 못 풀려나"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파키스탄 정부가 자국에 수감된 아프가니스탄 불법 이주민 500여 명을 석방했다고 지오뉴스 등 파키스탄 매체와 외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프간 당국에 따르면 최근 파키스탄 남부 신드주 대도시 카라치 등의 수감 시설에서 어린이 97명, 여성 54명 등 아프간 이주민 524명이 풀려났다.
아프간 측이 공개한 영상을 살펴보면 여성과 어린이들이 수감시설 출입문 뒤에서 석방을 기다리는 모습이 보인다.
남성들이 버스에 탑승한 모습이 담긴 또 다른 영상도 공개됐다.
이들 대부분은 절차를 거쳐 아프간으로 송환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오뉴스는 "이들은 두 달간의 형을 모두 마치고 풀려났다"며 "아직 약 800명이 신드주의 여러 수감시설에 갇혀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파키스탄 당국은 지난해 말부터 여러 차례 단속을 통해 아프간 이주민 1천200명 이상을 체포해 수감시설에 수용했다.
파키스탄 당국은 이들이 카라치로 입국했으며 유효한 여행 서류를 갖지 않은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수의 어린이가 비좁은 공간에 갇힌 모습 등 열악한 수감 실태가 공개되면서 파키스탄 당국에 대한 비난도 고조됐다.
현지 인권변호사에 따르면 진료를 위해 아프간에서 넘어온 임신부까지 갇혔고 한 여성은 수감시설 내에서 출산까지 했다. 수감 도중 사망한 사례도 나왔다.
유엔(UN) 통계에 따르면 현재 파키스탄에 등록된 아프간 난민 수는 약 130만 명이다. 통계에 잡히지 않은 이주민 수도 10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1979∼1989년 구소련 강점기 시절부터 파키스탄으로 이주했다. 2021년 8월 탈레반 집권 이후에는 경제난과 강압적인 통치를 피해 10만 명 이상이 파키스탄으로 넘어갔다.
파키스탄은 과거에는 아프간 난민 수용에 비교적 우호적인 입장이었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경제가 급속히 악화하자 여력이 없다며 난민 유입에 거부감을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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