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지난해 대홍수를 겪은 파키스탄을 재건하는 데에만 160억 달러(약 19조9천억여원) 가까이 소요되며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유엔이 촉구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9일(현지시간)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열린 파키스탄 재원 지원 관련 회의에서 "파키스탄은 기후위기와 세계 금융시스템의 희생양"이라며 이같이 요청했다.
유엔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은 작년 6월부터 폭우가 이어지면서 국토 3분의 1이 물에 잠겼다. 물난리 속에 사망자만 1천700명에 이르고 800만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작년 2월부터 금융 시장에 변동성이 커졌던 파키스탄은 세계 각국의 재정긴축 기조 속에 인플레이션까지 확산하자 경제난이 더욱 심화했다. 파키스탄 루피화의 통화 가치는 더욱 하락했고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 우려마저 나왔다.
이런 가운데 극심한 홍수 피해까지 겹치면서 파키스탄은 대규모 원조 없이는 자립하기 어려운 실정에 처했다. 특히 탄소 배출량이 매우 적은 편인 파키스탄이 기후위기의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은 점을 두고 국제사회가 책임을 느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홍수로 인한 총 손실액이 파키스탄 국민총생산의 8%인 300억 달러(37조4천억여원)에 이른다"면서 "세계 각국이 파키스탄의 생명줄이 돼 주기 위한 의지로 뭉쳐 달라"고 호소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우리는 기후변화로 인해 개발도상국이 겪는 잔인한 피해에 대해 정직해질 필요가 있다"며 세계 각국의 지원 동참을 거듭 요구했다.
prayer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