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우크라전 장기화로 아프리카서 무기·보안 영향력 확대"

입력 2023-01-10 17:58  

"中, 우크라전 장기화로 아프리카서 무기·보안 영향력 확대"
美 싱크탱크 "중, 아프리카서 러시아 시장 점유율 잠식"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중국이 아프리카의 무기·보안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며 러시아의 시장점유율을 잠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 싱크탱크 랜드코퍼레이션은 지난달 말 아프리카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영향력을 추적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무기 수출과 함께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인 철도, 항만, 광산 시설 등을 보호하기 위해 민간 군사·보안 요원(PMSC)들도 아프리카에 수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아프리카 17개국에 무기를 수출하고 있고 15개국에 민간 군사·보안 요원들을 보냈다.
반면, 러시아는 아프리카 14개국에 무기를, 31개국에 민간 군사·보안 요원들을 수출하고 있다.
다만 보고서는 중국의 민간 보안 회사들은 용병을 고용하는 와그너 그룹 같은 러시아의 군사 회사들과는 매우 다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지난 5년간 아프리카 최소 6개국에서 용병을 활용해 은밀한 군사 작전에 참여했으며, 용병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충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와 달리 중국 요원들은 지금까지는 군사 작전보다는 주로 비무장 상태로 자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방어적인 보안 기능에 종사해왔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러시아, 미국, 프랑스, 독일, 중국이 아프리카에 가장 많이 무기를 대고 있다.
조지워싱턴대 데이비드 신 교수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러시아가 아프리카 전체에 공급된 재래식 무기의 44%를 공급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17%, 중국은 10%였다.
러시아는 구소련 시절부터 아프리카 국가들과 관계를 맺었다. 미국과 프랑스, 독일은 고품질 방어 장비를 생산하고 아프리카의 특정 국가들과 역사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반면 중국은 특정 무기 시스템과 무인기를 통해 독자적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고 존 파라치니 랜드코퍼레이션 연구원은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처럼 중국도 일부 서방 국가 시스템의 저비용 대체재로 자신들의 장비 시스템을 판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SCMP는 "관측통들은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혼란에서 혜택을 볼 수 있고 아프리카의 무기 판매 시장에서 러시아의 점유율을 잠식할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파라치니 연구원은 전 세계 국가들이 잠재적 제재 위험,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러난 성능 부족, 예비 부품의 가용성에 대한 우려 등으로 러시아산 무기 구매를 더욱 주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스턴대 글로벌 개발정책 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0년 사이 중국은 아프리카 8개국에 35억 달러 규모의 27개 국방 차관을 제공했다. 그중 대부분인 21억 달러는 잠비아에 항공기와 군사 장비 구매, 군사·경찰 숙소 건설 등을 위해 제공됐다.
SCMP는 "중국은 아프리카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무기를 판매하기 위해 우호적인 자금 지원책을 활용한다"고 전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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