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은 입국자 검사, 中은 비자 중단'…비례성 원칙 위반 불만
"中거주 부모 병문안 목적 비자 신청도 거부…분노의 목소리"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박성진 특파원 = 일본 정부는 중국 측이 일본 국민에 대한 비자 발급을 중단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철회를 요구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11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중국이 코로나19 대책과는 다른 이유로 비자 발급을 제한한 것은 극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마쓰노 장관은 "중국 측에 대해 외교 경로로 항의하면서 철회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도 방문지인 아르헨티나에서 기자들에게 중국의 일본인 비자 발급 중단에 항의했고 철회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전날부터 일본의 중국발 입국자 방역 강화 조치에 대한 보복으로 일본 국민에 대해 중국행 일반 비자 발급을 일시 중단했다.
하야시 외무상은 일본의 입국자 방역 강화 조치에 대해 "국제적인 인적 왕래를 막지 않도록 가능한 한 배려해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중국의 감염 상황이나 중국 측의 정보공개 등을 보고 향후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폭발적으로 확산함에 따라 지난달 30일부터 중국 본토에서 오는 입국자에 대해서 출국 전 72시간 이내 코로나19 음성 증명서 제출을 의무화하고 입국 시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중국 입국자에 대해 검사 등을 의무화했지만, 중국인의 일본 입국을 막는 비자 발급 제한 조처는 하지 않았다.
따라서 일본 정부 내에서는 중국의 조치에 대해 비과학적인 보복일 뿐 아니라 '비례성의 원칙'에도 어긋난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중국이 대항 조치를 취할 이유가 없다. 아주 제멋대로다"라고 비판했다.
다른 관계자도 중국이 일본과 달리 비자 발급을 정지한 데 대해 "중국 측 조치는 균형이 맞지 않으며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일본계 기업인들 사이에서는 중국 사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제기됐다.
일본 금융업체의 한 직원은 "상하이로 이동 인사가 멈추지 않을지 모르겠다"고 말했으며 다른 기업 관계자도 "출장 시기 조정이 필요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도쿄 고토(江東)구에 있는 중국 비자 발급 서비스센터에 이날 비자 신청을 거절당한 일본인들 사이에선 "코로나19 방역 대책이 아니라 단지 괴롭히는 것"이라는 분노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서비스센터 측은 근친의 사망과 위독 등 인도적 목적의 비자 신청은 접수한다는 취지로 안내했지만, 코로나19에 감염된 중국 거주 90대 부모 병문안 목적으로 신청하려던 60대 여성은 "위독 상태에 대한 증명이 없다"며 접수를 거절당했다.
이 여성은 "위독한 상태인 것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전날 한국에 대해서도 "오늘부터 방문, 상업무역, 관광, 의료 및 일반 개인 사정을 포함한 한국 국민 중국 방문 단기비자 발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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