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중국서 상반기에 팍스로비드 생산·유통할 수도"

입력 2023-01-11 11:30  

화이자 "중국서 상반기에 팍스로비드 생산·유통할 수도"
"중국과 팍스로비드 복제약 논의는 안 해"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제약사인 미국 화이자가 상반기 내에 중국인들이 현지 생산 팍스로비드를 이용하게 될 수 있다고 밝혔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화이자의 앨버트 불라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중국 시장에서 현지 생산된 팍스로비드를 이용할 수 있도록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상반기 중 준비가 될 것이며 3∼4개월 내 준비가 돼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중국 제약사 화하이는 상하이 증시에 "중국 시장에서 팍스로비드의 적절한 공급을 보장하고 코로나19 환자들의 수요에 부응하고자 화이자와 현재 팍스로비드의 현지 생산을 가속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공시했다.
화하이는 지난해 8월 화이자와 팍스로비드를 중국에서 5년간 생산·판매하는 계약을 맺었다.
화이자는 화하이에 팍스로비드의 핵심인 니르마트렐비르(Nirmatrelvir) 등을 만드는 성분을 제공하고, 화하이는 이들 성분을 결합해 팍스로비드를 제조하게 된다.
그러나 불라 CEO는 중국과 팍스로비드 복제약(제네릭) 제조·유통에 대해서는 논의하고 있지 않다고 부인했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지난 6일 중국이 팍스로비드 복제약을 제조·유통하기 위한 라이선스를 확보하고자 화이자 측과 협의 중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불라 CEO는 다만 팍스로비드를 중국 국가보험 적용 의약품 목록에 넣는 것에 대해서는 중국 당국과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 국가의료보험국과 화이자의 협상은 가격에 대한 입장 차이로 8일 결렬됐다.
중국은 화이자가 너무 비싼 가격을 제시한 것이 협상 결렬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불라 CEO는 "'중간 소득 국가'인 중국이 너무 낮은 가격을 제시했다. 중저가 이하를 원했다"며 "중국이 가난한 나라인 엘살바도르보다 적게 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화이자가 고소득 국가를 대상으로 차등화된 가격 정책을 채택하고 있고 중간 소득 국가에는 더 낮은 가격을, 저소득 국가에는 원가에 약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는 지난달 7일 갑작스러운 방역 완화 이후 코로나19 환자가 폭증하면서 팍스로비드 구하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팍스로비드는 중국이 공식 승인한 몇 안 되는 서방의 치료제 중 하나다. 고위험군 환자의 입원율을 90%가량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많은 중국인이 찾고 있다.
암시장에서는 팍스로비드 한 상자가 정가 약 2천300위안(약 42만4천 원)의 20배가 넘는 5만 위안(923만2천 원)에 팔려나가고 있다. 인도산 복제약 값도 8배로 뛰어오르는가 하면 독감약이 코로나19 치료제로 둔갑하는 등 가짜 약까지 판을 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SCMP는 "유통 기한이 불과 며칠 남지 않은 팍스로비드도 중국 온라인 시장에 올라오는 즉시 판매되고 있다"고 전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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