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냉전시절 생산된 집속탄 우크라에 지원중"

입력 2023-01-11 14:56   수정 2023-01-11 15:29

"튀르키예, 냉전시절 생산된 집속탄 우크라에 지원중"
FP "미 공동생산 협정 아래 제조…작년 11월부터 제공"
무차별 살상 가능해 논란 된 무기…튀크키예·우크라 등 금지협약 비회원국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튀르키예(터키)가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냉전 시절 생산된 집속탄을 보내고 있다고 미국 외교 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P는 이 사안에 정통한 미국과 유럽의 전·현직 관리들을 인용해 튀르키예가 지난해 11월부터 미국이 설계한 포 발사형 집속탄인 '이중목적 향상 재래식탄'(DPICM)을 우크라이나에 보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 집속탄은 튀르키예가 냉전 시절 미국과의 공동생산 협정으로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집속탄은 하나의 폭탄이 여러 소형 폭탄(자탄)으로 분리 살포돼 광범위한 지역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무기다. 한 차례 발사에서 80여 개의 소형폭탄이 흩뿌려진다. 곧바로 폭발하지 않은 폭탄은 전장에 몇 년 동안 남아있을 수 있다.
군인뿐 아니라 민간인까지도 무차별 살상할 수 있어 2008년 다수 국가들이 '집속탄금지협약'(CCM)을 체결하고 생산과 사용, 이전 등을 금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현재 110개국이 이 협약을 비준했다.
하지만 집속탄 주요 보유국인 미국과 러시아, 중국 등은 협약에 서명하지 않았다. 튀르키예나 우크라이나도 CCM 회원국이 아니다.
미 국방부는 냉전 시절부터 내려오는 약 300만 발의 집속탄을 보유하고 있는데, 높은 불량률 때문에 수출을 법률로 금하고 있다.
미국이 집속탄에 대한 접근을 금하고 있는 가운데 튀르키예가 이 무차별 살상 무기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였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튀르키예 앙카라에 본사를 둔 기계화학공업사는 예전에 155mm 포에서 발사될 수 있는 포 발사형 집속탄을 생산했다.
또 미국, 슬로바키아, 칠레 등은 과거에 튀르키예에 집속탄을 이전한 적이 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집속탄 지원을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집속탄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구축된 러시아군 참호선을 파괴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 수단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이전에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고성능 폭탄 재고가 부족해지면서 집속탄 필요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강조한다.
미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의 일부 인사들도 지난해 중반부터 자국 의회와 우크라이나의 강도 높은 로비를 받고 집속탄 지원을 주장해왔다.
하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미국이 더는 대인지뢰를 생산·획득·교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 이 약속은 불발탄을 남기는 집속탄에도 해당한다.
미군은 2003년 이라크 침공 이후 단 한차례를 제외하고는 전투에서 집속탄을 사용하지 않았고, 2015년 이후론 수출도 하지 않고 있다.
결국 미국의 나토 동맹국으로 이미 공격용 무인기(드론) 등을 우크라이나에 공급한 튀르키예가 집속탄을 지원하는 '악역'을 맡은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이미 우크라이나 전에서 집속탄을 활발히 사용해 왔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에 따르면 지난해 2월부터 7월까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집속탄 공격으로 최소 689명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
우크라이나군도 적어도 두 번 이상 집속탄 로켓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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