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국방 양국 '2+2 회담' 공동성명 中 견제 위한 동맹 역량 강화
美, 日의 방위력 강화 지지…상호방위조약, 우주에도 적용 천명
(워싱턴·서울=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전명훈 기자 =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11일(현지시간) 처음 열린 미국과 일본의 '외교·국방장관 2+2회담'은 중국의 공세로 불안정해진 아·태지역 안보환경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갈수록 고조되는 북한의 핵 도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일의 강력한 공조 의지를 주요 주제로 다뤘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은 이날 회담 후 공동성명에서 "미국, 일본, 한국의 협력은 북한의 중대한 위협에 대처하고, 인도·태평양 지역과 그 주변의 안보, 평화, 번영을 촉진하는 데 필수적"이라며 양국, 3국간 협력 강화 의지를 밝혔다.
성명에서 양국 장관들은 북한이 최근 몇 년간 전례 없는 수량으로 무모한 불법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행했다고 강력하게 규탄했다.
특히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여러 발 발사하고, 일부 탄도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가로질렀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북한을 완전히 비핵화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또한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를 준수하고, 일본 납북자 문제를 즉각 해결해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성명에서 양국은 한국이 참여하는 다국적 군사 훈련 등의 기회를 확대함으로써, 협력 관계를 심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이들 미일 장관은 한국과의 협력을 보다 심화하는 한편 탄도미사일 방어, 대잠수함전, 해상안보, 인명수색·구조, 인도주의적 지원, 재해구호 활동 등의 영역을 포함한 다자간 또는 삼자간 연습 및 그 외 활동을 위한 기회들을 탐색하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양국 장관들은 중국 견제 의도도 거의 숨기지 않았다.
성명에서 양국은 중국을 "인도·태평양과 그 밖의 지역에 가장 큰 전략적 도전"이라고 규정하고, 중국의 대만 침공 우려를 겨냥, "세계 그 어디에서든 현 상황을 무력으로 일방적으로 바꾸려는 어떤 것에도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인도·태평양의 군 태세 강화를 위해 기동력 있는 전력을 일본에 전방 배치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구체적으로 제3해병사단 본부와 제12해병연대를 오키나와에 그대로 두고 제12해병연대를 2025년까지 제12해병연안연대(MLR)로 재편하기로 했다.
새 부대는 첨단 정보·감시·정찰 및 대함 공격, 수송 역량을 구비해 현재와 미래 위협에 대한 억제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설명했다.
오스틴 장관은 '새 부대가 어떤 위협을 염두에 둔 것이냐'는 질문에 "일본의 방어를 돕기 위한 우리의 노력에 크게 기여하고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도 촉진할 것"이라고 말해 중국을 겨냥한 조치임을 시사했다.
특히 오키나와는 대만과 인접해 있다는 점에서 대만에 대한 중국의 무력 개입을 염두에 둔 조치가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오스틴 장관은 일본이 미국 및 입장을 같이하는 국가들과 함께 역내 안보에 더 적극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미일동맹 내 각국의 역할과 임무를 업데이트하는 방안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연장선상에서 미국은 일본의 새 국가안전보장전략이 미일동맹 강화에 크게 도움 될 것으로 평가했다.
이 전략은 일본이 적 공격에 대한 반격 능력을 확보하고 방위비를 2027년까지 지금의 약 2배로 늘린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일본의 전략은 미국의 국가안보 전략과 매우 일치한다"고 했고, 오스틴 장관도 일본의 반격 능력이 미일동맹을 강화한다며 강력히 지지했다.
아울러 미국은 일본과 중국이 영유권 분쟁 중인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문제,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영유권 주장과 관련해 계속 중국에 문제를 제기하기로 했다.
오스틴 장관은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역량을 동원해 일본을 방어하겠다는 일본의 철통같은 약속을 재확인하고, 미일 상호방위조약 5조(집단방위)가 센카쿠 열도에도 적용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양국은 상호방위조약의 집단방위 조항을 우주 영역에도 적용하기로 했다. 우주 영역은 갈수록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나 지금까지 이 조항이 적용되지는 않았다.
블링컨 장관은 "우주는 미일동맹의 안보와 번영에 중요하다"며 "우주에서 또는 우주 내 이뤄지는 공격은 그 성격에 따라 미일 상호방위조약 5조의 발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건 의미가 크다"라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은 회견을 마친 뒤 가진 외교장관회담에서도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차단·견제하기 위한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블링컨 장관은 회담에서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를 포함해 자유롭고 열려있는 인도·태평양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재확인하고, 대만 해협에서 평화 유지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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