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탱크 받는다…독일 OK 사인에 각국 레오파드2 입국채비

입력 2023-01-13 10:06   수정 2023-01-13 10:10

우크라, 탱크 받는다…독일 OK 사인에 각국 레오파드2 입국채비
"겨울 탈환공세 돕자" 서방 더 공격적 지원 전환
폴란드·핀란드 등 레오파드 2 탱크 인도 방침
미국 에이브럼스, 영국 챌린저2 지원도 검토중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격전지 우위를 위해 서방에 줄곧 요구해온 전투 전차(탱크)를 얻게 된다.
그간 서방은 확전 가능성을 우려해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었으나 올 겨울이 이번 전쟁에서 결정적 시기라고 판단하고 방침을 바꿨다.
12일(현지시간) 독일 dpa 통신과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은 자국이 보유한 독일제 중무장 전차 '레오파드 2'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의향이 있다고 자국 뉴스통신사 'STT'에 밝혔다.
그는 "만약 우크라이나에 (탱크를) 지원하는 유럽 차원의 공동 계획이 수립된다면 핀란드도 기여해야 한다. (핀란드가 보낼 수 있는) 탱크 수가 많을 수는 없다. 핀란드가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고 아직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11일 "국제적" 공동 지원 계획이 마련되면 우크라이나에 자국이 보유한 레오파드 2 전차 14대를 지원할 계획이라며 이에 대한 독일 정부의 승인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 보낼 탱크의 유력한 후보는 유럽 각국에 산재한 독일제 레오파드 2 탱크다.
이 전차를 보유한 폴란드나 핀란드 등 제3국이 우크라이나에 이를 보내려면 독일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
독일은 전쟁을 포기한 국가로서 정체성, 러시아와의 전통적 관계, 확전 가능성 등을 들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으나 이날 결단을 내렸다.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는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에 독일제 레오파드 전차(탱크)를 지원할 수 있도록 승인해 달라는 요청에 대한 결정을 "파트너 국가들과 보조를 맞춰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베크 부총리는 "독일이 (자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관해) 어떤 결정을 내리든지 관계없이 다른 나라들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키로 한 결정에 독일이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레오파드 2는 첨단 방어 체계와 120㎜ 포 등을 갖춘 중무장 전차로, 핀란드는 200여대, 폴란드는 240여대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 폴란드의 두다 대통령, 리투아니아의 기타나스 나우세다 대통령과 3자 정상회담을 한 후, 폴란드의 레오파드 2 탱크 지원 의향에 대해 "(국제적) 공동 결정"이 내려지기를 기대한다며 우크라이나군의 탱크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여러 나라들의 지원을 받기를 희망했다.
그는 "우리는 러시아 연방의 탱크 수천대와 맞서 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2일에는 폴란드와 리투아니아가 우크라이나에 탱크 지원이 이뤄지도록 전략적 도움을 주는 모범을 보이고 있다며 다른 나라들도 이를 따라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밝혔다.

유럽 국가들이 보유한 독일제 레오파드 2 외에, 미국 에이브럼스 탱크와 영국 챌린저 2 탱크 등 다른 기종의 주력 전투 전차들도 지원이 검토되고 있으나 확정되지는 않은 상태다.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2일 미국 정부가 에이브럼스 탱크를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방안에 대해 결정을 내렸느냐는 질문을 받고 "아직 결정이 내려지지 않은 안보 원조에 대해 미리 단정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11일 전차 제공을 포함한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파트너 국가들과 공조하고 있다며 "전차가 우크라이나에 '게임 체인저'로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여기에 주력 중무장 전차인 챌린저 2가 포함될지는 확실치 않으며, 제공된다고 해도 10대 정도일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서방 측의 주력 전투 전차를 우크라이나에 실제로 제공한 국가는 없다.
최근 프랑스가 경전차 'AMX-10RC'를 우크라이나에 보내기로 했고 독일은 마더 장갑차, 미국은 M2 브래들리 장갑차를 제공하기로 했을 뿐이다.
우크라이나는 옛 소련 시대 T-62, T-72 전차 등을 전투에 사용해 왔으나 낡은 기종들이고 노후화가 심한 경우가 많아 최신식 주력 전투 탱크를 지원해 달라고 서방 측에 요청해 왔다.
이처럼 서방 국가들이 최신식 주력 전투 전차를 지원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배경에는 성능 좋은 공격용 무기를 제공해 우크라이나 측이 탈환 공세를 이어가도록 결정적 도움을 줘야 할 시기가 됐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올 겨울 들어 우크라이나 전쟁은 소모전 양상으로 변했으며 전선이 대체로 교착된 상태다. 또 최근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근처의 소도시 솔레다르를 거의 재점령했다.
이런 여건이 레오파드 2를 생산하지만 이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데는 소극적이었던 독일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낼지도 주목된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독일은 '우크라이나에 나토 동맹국들이 탱크를 보낸다고 해도 우리가 처음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방침을 밝혀 왔다.
최근 프랑스와 폴란드 등은 독일도 레오파드 2 전차 등을 지원하는 국제적 공조에 동참토록 압박을 가하고 있다.

limhwaso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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