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량해진' 中코로나 방역 인력…해고에 임금체불 신세

입력 2023-01-13 10:39  

'처량해진' 中코로나 방역 인력…해고에 임금체불 신세
제로 코로나 강행 속에 위세 대단했으나 처지 급전직하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 당국의 '제로 코로나' 강행 기간에 철통 통제 임무를 맡았던 방역 인력이 지난달 초 '위드 코로나' 이후 해고 대상이 돼 임금 체불을 호소하는 신세로 전락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중국 당국의 3년 가까운 '제로 코로나' 정책 강행 속에서 위세가 대단했던 방역 요원들의 처지가 급전직하했다.

중국 당국이 정확한 통계를 발표하지 않아 방역 인력의 수를 가늠할 수 없지만, 중앙과 지방 정부가 고용했던 방역 인력이 수백만 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중국 방역 당국 지침에 따르면 도시들은 인구 2천∼3천 명 당 PCR(유전자증폭) 검사 장소를 1개 이상 마련해야 하며, 각 장소 당 4∼5개의 검사 부스를 설치해야 했다. 또 검사 부스 별로 8∼10명의 의료 자격증을 가진 검사관과 4∼5명의 보조 인력을 둬야 했었다.
흰색 방호복을 입어 '큰 백인'(大白)으로 불렸던 이들은 코로나19 검사 업무는 물론 통제 지역에 생필품을 나눠주고 소독작업, 환자 병원 호송 등의 일도 했다.
그러나 방역 요원 대부분은 주로 주민의 외출을 감시하고 필요에 따라선 폭력도 행사해온 탓에 중국인들의 거부감이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중국 일각에선 이들 방역 요원을 마오쩌둥 치하의 문화대혁명 당시 폭력을 서슴지 않았던 홍위병에 빗대 '백위병'으로 불렀다.
블룸버그는 작년 6월부터 상하이시의 한 코로나19 검사소에서 일했던 리화라는 이름의 방역 요원의 사례를 들면서 지난 8일 해고된 그녀는 물론 함께 일했던 동료 모두 작년 11월부터 임금을 받지 못했다고 소개했다.
통신은 이어 방역 요원을 '바이러스 노동자 군대'로 칭하면서, 이들이 일자리를 잃고 체불 임금을 받기 위한 투쟁에 나섰다고 전했다.
통신은 아울러 지난 7일 밤 중국 동영상 플랫폼 더우인 등에 항원검사키트 제조업체 중위앤후이지에서 노동자들이 경찰과 충돌하는 영상이 올라왔다고 소개했다.
노동자 수천 명이 갑작스러운 정리해고와 임금체불에 반대해 기계를 부수는가 하면 경찰에 교통통제 시설물과 플라스틱 상자 등을 던지며 시위를 했다고 전했다.
이는 제로 코로나 정책 철회로 많은 양의 PCR 검사와 항원 분석 키트를 생산이 불필요한 상황에서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밀린 급여도 받지 못하게 되자 분노를 폭발시킨 것이었다.
블룸버그는 코로나19 검사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중국 내 상장 기업 가운데 8곳의 지난해 중반 미수금은 141억 위안(약 2조6천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이후 작년 말 중국 당국의 위드 코로나 급전환으로, 이들 기업의 미수금은 눈덩이처럼 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kji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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