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전 세계 대부분의 최고경영자(CEO)는 다가올 경기침체를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침체의 강도와 기간은 얕고 짧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예전과는 달리 광범위한 감원 없이 경기침체를 극복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 경제조사기관 콘퍼런스보드가 전 세계 1천100여 명의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을 제외한 모든 지역의 CEO 가운데 대다수는 경기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봤다.
미국의 경우 조사대상의 98%가 경기침체를 예상했지만, 강도와 기간에 대해서는 얕고 짧게 끝날 것이란 전망이 가장 많았다.
이에 따라 이번 경기침체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도 고용 동결과 감원이 먼저 이뤄지던 예전과는 달라질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CEO들은 감원 대신 혁신과 성장동력 확보, 가격정책과 마케팅 강화를 통한 이윤 확보, 행정비와 임의비 삭감 등에 초점을 맞춰질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유럽 CEO들은 감원보다는 자본투자 연기를 더욱 선호하는 것은 나타났다.
콘퍼런스보드의 레베카 레이는 많은 국가에서 노동력 부족 현상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면서 기업들이 다가올 경기침체를 극복하는 데 있어 감원은 마지막 수단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경우, 경기가 둔화하고 있음에도 노동력 부족이 계속되고 있다.
기술기업을 중심으로 일부 기업이 경기침체에 대비한 감원을 하고 있지만 주로 사무직이 대상이며 상품과 서비스 업종에서는 여전히 인력난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지난해 12월 실업률은 3.5%로 전월(3.6%)보다 0.1%포인트 하락해 1960년대 후반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미국 CEO들이 꼽은 외부 우려 요인 가운데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 노동력 부족이 상위권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노동력 부족, 인플레이션, 공급망 혼란 순이었으며 경기침체 우려는 6위에 그쳤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많은 국가의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차입비용에 대한 우려도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차입비용 증가는 미국 CEO들의 4번째 외부 우려 사항으로 꼽혔으며 전 세계 CEO들 사이에서는 10위에 올랐다.
이밖에 중국과 일본을 제외한 지역의 CEO 대다수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성장세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중국과 일본 CEO의 3분 1 정도와 중남미 지역 CEO의 29%는 내년 중반 이후에나 성장세로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k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