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모 쌍방울 재경본부장, 귀국 의사 번복하고 재판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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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이 17일 귀국해 수사를 받게 된 가운데 그의 '금고지기'로 알려진 매제 김 모 씨의 귀국까지는 최소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2월 초 태국에서 붙잡힌 김 모 쌍방울 그룹 재경총괄본부장은 불법체류 혐의를 부인하며 송환을 거부, 정식 재판에 돌입했다.
일반적으로 불법 체류로 검거되면 약식 재판에서 벌금형을 받은 뒤 추방 절차를 밟게 되지만, 김씨는 형사 재판까지 끌고 감으로써 귀국을 늦췄다.
그러던 김씨가 김 전 회장 체포 소식에 재판을 포기하고 귀국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지난 13일 파타야 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서 그는 또다시 귀국을 거부하고 재판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단기간에 여러 차례 입장을 바꾼 김씨의 '심경 변화'에 김 전 회장의 검거, 귀국과 관련된 외부적 요인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현 상황에서는 김씨의 귀국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 관계자는 "김씨가 법정에서 재판을 받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힌 만큼 1심은 끝까지 진행돼 3월께 선고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김씨가 항소할 경우 재판은 빠르면 올해 6월에나 끝이 나고, 길면 올해 연말까지 1년 가까이 길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파타야 구치소에 구금 중인 김씨는 쌍방울 그룹의 재무 담당자로, 쌍방울 관련 수사에 중요한 인물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 수사 당국도 김씨의 신병 확보를 위해 노력해왔다.
김씨는 쌍방울의 횡령·배임 등 혐의로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르자 지난해 5월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인터폴에 김씨에 대한 적색 수배를 요청했고, 외교부를 통해 김씨의 여권을 무효로 했다.
태국 경찰은 김씨 체포에 이어 지난 10일 김 전 회장과 양선길 현 쌍방울 회장을 태국 빠툼타니 소재 한 골프장에서 검거했다.
김 전 회장 역시 체포 직후 불법체류 혐의를 부인했으나 입장을 바꿔 자진 귀국 의사를 밝혔다.
태국 경찰은 김씨 체포 이후 수사 과정에서 태국 방콕 중심부에서 생활하던 김 전 회장과 양 회장의 소재지를 파악했다. 두 사람은 김씨가 체포되자 거처를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은 17일 오전 8시께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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