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이 최근 미일 정상회담과 외교·국방장관 연석회의(2+2) 등을 통해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한 일본을 겨냥한 견제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는 16일 "일본이 미국의 전략 노선을 따르면 자신을 '아시아의 우크라이나'로 만들 위험이 있다"는 제목의 칼럼으로 독설을 퍼부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최근 주요 7개국(G7·미국·일본·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 정상들에게 "동아시아가 우크라이나 다음이 될 수도 있다"며 부상하는 중국과 호전적인 북한에 맞선 연합전선을 구축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을 맞받아친 것이다.
칼럼은 "일본은 소위 외부 위협을 구실로 현재 진행 중인 군사화를 정당화하려고 점점 더 노력하고 있다"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졸개 노릇을 계속해 말썽을 일으키면 일본은 미국의 희생양 또는 '동아시아의 우크라이나'가 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고 썼다.
칼럼은 "기시다 총리가 전하려는 메시지는 분명하다"며 "우크라 전쟁 발발 이후 유럽에서 러시아에 대응하는 데 주력해온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이 이 지역(아태지역)과 일본의 소위 '안보 우려'에 더 많은 관심을 두도록 요구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매체와 인터뷰한 일부 전문가는 최근 일본의 재무장 행보와 미일동맹 강화의 이면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늪에 빠진 것처럼 중국도 대만 문제와 관련해 수렁에 빠지도록 유도하려는 의도가 내포돼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롄더구이 상하이국제문제연구소 일본연구소장은 기시다 총리의 '동아시아는 내일의 우크라이나' 발언에 대해 "미국과 일본이 의도하는 바는 중국의 통일(대만 통일)을 방해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일본은 중국 본토가 무력을 먼저 사용하도록 자극하기 위해 중국이 그은 레드라인을 계속 밟을 것"이라며 "그들은 중국을 무력을 써야 하는 딜레마에 빠뜨린 뒤 중국 본토에 책임을 전가하고 전쟁을 일으킨 것에 대해 비난하길 원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을 '인도·태평양과 그 밖의 지역에 가장 큰 전략적 도전'이라고 규정하는 미일 2+2 공동성명에 대해 "결연히 반대한다"며 "가상의 적을 만들고 신냉전 사고를 아태 지역에 끌어들이는 것을 중단하라"며 각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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