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미얀마특별자문위원회(SAC-M) "한국·오스트리아 등 13개국 조력"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미얀마 군사정권이 반군부 저항 세력을 탄압하는 데 쓰는 무기를 만들거나 수리하는 데 서방국 기업들의 조력을 받고 있다고 유엔 '미얀마 특별 자문위원회'(SAC-M)가 보고서를 통해 주장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16일 미얀마 군정이 2021년 쿠데타 이후 서방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일부 국가들의 도움으로 자국 내에서 무기 생산을 계속하고 있다는 내용의 SAC-M 보고서를 소개했다.
보고서는 일례로 미얀마군이 운영하는 일부 무기 공장에는 오스트리아 무기 기업인 'GFM 슈타이어'가 제공한 정밀 장비가 설치돼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미얀마군은 고장 난 소총 등을 대만에 보내 수리하는데, 대만 현지에서 GFM 슈타이어 기술자들이 직접 정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 이들 기술자가 자신들이 정비하는 소총 등이 미얀마 내부에서 쓰이는 무기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또한 보고서는 구리와 철 등 무기 제조에 필요한 원료가 중국과 싱가포르 등지에서 미얀마로 수출됐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와 인도의 기업들도 퓨즈나 전자 기폭기 등 핵심 부품을 미얀마에 수출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보고서는 미얀마 군정은 수십 년 전부터 총 13개 국가에 소속된 기업으로부터 무기 제조 기술이나 장비, 원료 등을 수입해 자국 내 살상 무기 생산에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이들 국가에는 러시아와 중국을 비롯해 미국과 한국, 일본, 싱가포르, 이스라엘, 독일 등도 포함돼 있다.
보고서는 한국의 경우 2002~2006년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포탄 제조 기술을 불법으로 수출했다 대법원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고 언급했다.
보고서에 미얀마 군정과 북한의 관련성도 언급돼 있지만 탄도 미사일을 함께 개발하려 한다는 등의 과거 언론 보도를 인용하는 수준이다.
지금껏 서방국들은 오랫동안 미얀마 군정에 대한 제재를 유지해 왔지만 무기와 관련한 수출 통제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에 미얀마 군정의 무기 공장은 1988년만 해도 6곳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25곳으로 불어났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BBC는 2021년 군사 쿠데타 이후 2천6000명 이상의 미얀마 시민이 군부에 의해 사망했다는 공식기록이 있지만 실제 사망자는 이보다 10배 더 많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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