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정상들 대부분 참석 안 해…"시대에 뒤떨어졌다" 비판도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16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가 막을 올렸지만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 정상들이 대거 불참한다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이 보도했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다보스포럼은 해마다 세계 정·재계와 학계 유력인사가 총출동해 지구촌의 이목이 쏠리는 자리다. 2020년 1월 이후로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행사가 취소·연기되거나 축소 진행되오다 올해는 3년만에 제 모습을 찾았다.
올해 행사에는 각국 정상 52명이 참석할 예정인데 이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주요 2개국(G2) 정상은 빠졌다. G2 정상은 지난해에도 행사에 직접 참석하지는 않았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불참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리시 수낵 영국 총리,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도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 가운데 다보스포럼에 참석하는 인사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뿐이다.
다른 정상급 중에서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참석한다.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도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난해처럼 화상 연설을 할 경우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재계 참석자 리스트는 국가 정상들보다는 '긴' 편이다. 올해 다보스포럼에는 글로벌기업 CEO 600명이 참석하며 이 가운데 80명은 처음 다보스포럼에 온다.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고위 경영진급 인사를 모두 합치면 1천500명에 이른다고 주최 측은 설명했다.
하지만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경영진 가운데 일부는 최근 구조조정 등 어려운 상황을 이유로 참석하기로 했다가 번복했고, 러시아 신흥재벌 '올리가르히'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제재로 행사에서 제외됐다.
주요국 정상이 줄줄이 다보스포럼을 '패싱' 하는 가운데 행사의 의미가 퇴색했다는 비판도 나온다고 폴리티코는 보도했다. 호화로운 개인 전용 비행기를 타고 온 지도자들이 지구촌의 빈곤을 논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지적이다.
참석자들이 특정 지역과 성별에 치우친 것도 비판 대상이다.
주최 측에서 여성 참석자를 끌어모으려 애쓰고 있지만 여성 비율은 보통 18∼20%에 그친다. 여성 참석자 비율은 2020년에 24%로 가장 높았다.
그나마 올해는 연사 가운데 42%가 여성이라고 주최 측은 설명했다.
정치 지도자들이 경우 유럽 참석자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재계는 미국 참석자들이 다른 나라를 압도한다.
올해는 미국에서 700명이 참석하는데 이는 중국 참석자의 20배에 해당한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영국 보험사 아비바의 홍보 총괄로 다보스포럼에 여러 차례 참석했던 스콧 콜빈은 "(다보스포럼은) 시대에 좀 뒤떨어진 게 아닌가 싶다. 전용기와 올리가르히의 파티는 현대 비즈니스에 맞지 않는다"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가 특정 글로벌 정책 목표에 집중한다는 면에서 더 비중 있는 행사 같다"고 꼬집었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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