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교육 규제 직격탄 학원기업, 라이브 커머스로 기사회생

입력 2023-01-19 12:15  

중국 사교육 규제 직격탄 학원기업, 라이브 커머스로 기사회생
신둥팡 자회사 반기 순이익 1천억원…시가총액 모회사 앞질러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의 초·중학생 사교육 금지 정책인 '솽젠'(雙減·숙제와 과외 부담 경감) 시행 이후 파산 위기에 몰렸던 중국 최대 학원기업 신둥팡이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기사회생했다.

19일 펑파이신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신둥팡은 지난 17일 발표한 직전 반기(2022년 6∼11월) 실적 보고를 통해 이 기간 자회사 '신둥팡 온라인'이 20억8천만 위안(약 3천800억 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동기보다 262.7% 증가했다고 밝혔다.
순이익은 5억8천500억 위안(약 1천70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작년 동기 신둥팡 온라인은 5억4천400만 위안의 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신동팡 온라인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모회사인 신둥팡의 직전 반기 매출액은 13억8천300만 달러(약 1조7천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29.7% 감소했으나 순이익은 6천670만 달러(약 826억 원)를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신둥팡은 전년 동기에는 8억7천600만 달러(약 1조1천억 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고전했다.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신둥팡 온라인의 주가는 지난 17일 주당 67.3홍콩달러(약 1만 원)를 기록했고, 시가 총액은 678억 홍콩달러(약 10조7천억 원)에 달해 모회사인 신둥팡의 시가총액 623억 홍콩달러를 앞질렀다.
위민훙 신둥팡 회장은 "회사 전반의 사업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뒤 강한 성장동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영어 등 학과류 과목 강의에서 사업을 전환한) 유학시험 지원 및 유학 자문 사업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7%, 14% 증가했고, 비학과류인 예체능 과목 관련 상담 사업도 60개 이상 도시에서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대 출신인 위민훙 회장이 설립한 신둥팡은 중국 최대 학원 기업으로 급성장했으나 중국 정부가 2021년 7월 돌연 사교육을 엄격히 규제하는 솽젠을 시행하면서 일순간에 무너졌다.
중국 전역에서 1천500개에 달하는 지점이 폐쇄됐고, 학원 강사 등 6만 명 넘는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솽젠 시행에 따라 사교육 기관·학원들이 대부분 문을 닫으면서 2조 위안(약 369조 원) 규모였던 중국 사교육 시장이 사실상 붕괴했다.
미국과 홍콩 증시에 동시 상장한 신둥팡의 주가는 한때 고점 대비 99% 폭락하며 휴짓조각이 되다시피 했다.

퇴직금 지급, 학원비 환불, 학원 교실 임차 문제 해결 등으로 거의 200억 위안(3조8천억 원)을 쓰며 도산 위기에 몰렸던 신둥팡은 2021년 12월 중국판 틱톡인 더우인에 라이브 커머스 계정을 개설하며 재기를 모색했다.
위 회장과 둥위후이 등 신둥팡 강사들이 나서 해물과 농산물을 주로 팔던 이 라이브 커머스는 한동안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작년 6월 돌연 이 계정 팔로워가 열흘 만에 16배 이상 급증한 1천600만 명을 넘어서며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물건 판매에만 주력하는 다른 라이브 커머스와 달리 중간중간 영어를 사용하고, 상품을 설명하다 학생들에게 강의하듯 시와 지리, 철학 등 인문학적 지식을 전달하는 독특한 방식에 누리꾼들이 폭발적으로 호응했다.
젊은 누리꾼들은 "물건을 고르는 재미와 함께 보다 보면 지식적인 소양이 쌓인다"며 "마치 온라인 수업을 받는 느낌"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자수성가한 대표적 인물로 꼽히던 위 회장과 스타 강사들이 갑작스러운 정책 전환으로 몰락한 데 대한 동정심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역경에 맞서 무너진 기업을 일으켜 세우려고 고군분투하는 위 회장과 강사들의 모습에서 코로나19 확산과 봉쇄 정책에 따른 경제적 충격으로 곤경에 처한 중국인들이 동질감을 느끼며 응원에 나섰다는 것이다.
중국 교육부는 올해 초 발표한 ''민간 교육 발전 및 규범화 방안'을 통해 "의무 교육과 관련된 부분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겨울방학 기간 불법 과외를 단호히 막아야 한다"고 밝혀 솽젠의 지속적인 추진 의지를 밝혔다.
pj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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