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통화 긴축 사이클 막바지 의미"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이 물가 안정을 위해 6개월 연속 금리 인상에 나섰다.
하지만 페리 와르지요 BI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기준 금리가 '충분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말해 금리 인상 추세도 조만간 종료될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BI는 이날 통화정책회의 후 기준 금리로 활용되는 7일물 역환매 채권(RRP) 금리를 5.5%에서 5.75%로 0.25%포인트 올렸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금융권의 예상치와 부합한 결과다.
BI는 지난해 8월 3.5%이던 금리를 3.75%로 인상한 뒤 지금까지 매월 금리를 올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는 석 달 연속 0.5%포인트씩 올렸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빅 스텝을 멈추고 2개월 연속 0.25%포인트 인상에 그쳤다.
페리 총재는 기자회견을 통해 "정책 금리 결정은 예상되는 인플레이션을 지속해서 낮추기 위한 선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묻는 말에는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특별한 정보가 없다면 '충분한'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답을 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올 하반기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인 연 2∼4% 내로 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는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9월 연 5.95%를 기록한 뒤 조금씩 둔화하면서 지난달에는 5.51%를 기록했다.
그는 또 인도네시아의 경제가 견조한 덕분에 루피아화 가치도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기대감에 올해 들어 달러 대비 루피아 가치는 2% 넘게 올라갔다.
페리 총재는 그간 금리를 올리며 고물가와 함께 루피아 약세로 인한 자본 유출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해왔다.
이날 BI의 결정과 페리 총재의 발언에 금융권에서는 기준금리 인상 추세가 조만간 종료될 것이란 신호라고 해석했다.
DBS은행의 라드히카 라오 이코노미스트는 페리 총재가 '충분한'이란 단어를 사용해 "통화 긴축 사이클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기대감을 불어넣었다"라고 평가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개러스 레더 애널리스트도 "BI가 올해 추가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란 신호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라며 "우리는 이에 대응해 예측을 바꾸고 있다"라고 말했다.
laecor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