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우크라 지원' 굳건하던 나토 대오에 균열 표출"

입력 2023-01-21 17:14  

NYT "'우크라 지원' 굳건하던 나토 대오에 균열 표출"
英·폴란드 등 "우크라 올해 승전 가능" 지원 독려…美 '신중 모드'
레오파드2 전차 지원 않는 獨에 불만 쏟아져…美 국방 "시간 많지 않다"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는 에너지 무기화 등을 앞세워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협력해온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균열을 일으키기 위해 시도해 왔으나 그동안은 좀처럼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번 달 들어서도 영국이 탱크, 미국이 전투 차량, 덴마크와 스웨덴이 곡사포 추가 지원계획을 밝히는 등 서방은 수십억 달러 어치의 신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전달하겠다고 공표하면서 우크라이나 지원 의지가 여전히 굳건함을 과시했다.
하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 모두 대규모 공세를 준비하는 것으로 관측되는 봄이 다가옴에 따라 우크라이나를 어느 정도로 지원할지를 둘러싼 나토 내부의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14일 자국 주력전차(탱크) 챌린저2 14대를 몇 주 내에 우크라이나에 전달한다고 발표한 영국의 경우 가장 적극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나라로 꼽힌다.
지난 17일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 제임스 클리버리 영국 외무장관은 취재진과의 오찬 자리에서 나토가 러시아의 약점을 이용해 빠르게 움직인다면 우크라이나가 올해 전쟁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하며 다른 나토 회원국들의 지원을 독려했다.
영국의 이러한 인식에 대체로 동의하고 있는 나라들로는 폴란드와 발트해 국가들, 핀란드 등이 있다.

반면, 미국의 입장은 사뭇 다르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스트라이커 장갑차 90대와 험비(HMMWV) 350대 등 전투차량 수백 대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하면서도, 우크라이나 지원에 있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쪽이다.
미국은 또 우크라이나 군대의 가동 역량을 넘어서는 장비를 지원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며 전폭적인 지원에는 선을 긋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전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는데, 이에 대비해 무기를 비축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맹국들과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20일 독일 람슈타인 미 공군기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방위 연락 그룹'(UDCG) 회의에 참석한 마크 밀리 미 합창의장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격퇴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는 기존의 견해를 재차 밝히기도 했다.
그는 "올해 러시아군을 몰아내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러시아가 외교 협상 테이블에 앉도록 압박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협상에 진지하게 임할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다.
일부 나토 회원국은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주력전차인 레오파드2 전차를 지원하는 데 있어 머뭇거리는 데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독일이 레오파드2 전차를 지원하거나 최소한 폴란드 등 제3국이 레오파드2를 우크라이나에 재수출할 수 있도록 허가해달라며 독일을 설득하고 나섰다.
그러나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부 장관은 이날 UDCG 회의가 끝날 무렵 어떠한 합의도 이루지 못했다고 밝혀 나토 내부의 균열을 노출했다.

NYT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볼 때 전시에 동맹국들이 전략상 이견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2차대전 때에도 연합군 내에서 나치 독일을 먼저 격퇴할지, 미국 영토를 공격한 일본을 먼저 공격할지를 두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대개 막대한 전투 병력을 제공하는 미국의 의견이 많이 반영되긴 했지만, 한국·베트남·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중에서도 이러한 논쟁은 늘 존재했다고 NYT는 짚었다.
우크라이나는 나토 동맹국의 지원에 사의를 표하면서도 더 많은 지원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영국이 챌린저2 전차 지원을 발표한 지난 14일에도 우크라이나 외무·국방장관은 공동성명을 통해 영국 정부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도 "작전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독일 TV 방송에 출연해 독일 정부를 향해 레오파드2 전차 지원을 호소했다.
독일은 미국이 M1 에이브럼스 전차를 제공하면 독일도 레오파드2 전차를 보낸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미국은 제트 엔진이 들어가는 M1 에이브럼스 전차는 연료 효율이 떨어져 우크라이나전에서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독일이 레오파드2 전차 제공을 거절한 것도, 승인한 것도 아닌 상황에서 시간을 끌면서 이번 주 내내 독일 설득에 나선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과 다른 서방의 고위 관리들은 좌절감을 느껴야 했다고 NYT는 전했다.
웝크 훅스트라 네덜란드 외무장관은 "우리가 이제 와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멈추거나 제한, 축소한다면 그동안의 수고는 모두 수포로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우리는 더 강하게 나가야 한다. 이것 외에는 전장에서 승리할 방법은 없다"고 강조했다.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이날 UDCG 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시간은 우크라이나의 편이 아니라며 "봄이 오기 전까지 기회가 있다. 긴 시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dind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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