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150보다 덜 오르고 덜 떨어져…"안정된 투자" 평가도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11월 '코스닥150지수보다 낫다'며 야심 차게 내놓은 코스닥 글로벌 지수가 연초 반등장에서 상대적으로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다만 지난해 12월 하락장에서는 코스닥150·코스닥지수보다 덜 하락하며 비교적 준수한 방어력을 보여줬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글로벌은 지난 20일 962.56으로 거래를 마치며 1월 2일 종가(926.38) 대비 3.9% 상승했다. 반면 코스닥150은 950.22에서 992.23으로 4.42% 올라 상대적인 상승 폭이 코스닥 글로벌보다 더 컸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671.51에서 717.97로 6.92% 오르며 가장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처럼 상승장에서 코스닥 글로벌은 코스닥150보다 상승 폭이 작았지만, 하락장에서도 낙폭이 작아 비교적 완만한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12월 한 달간 코스닥150은 10.52% 하락한 반면, 코스닥글로벌은 8.94% 떨어지는 데 그쳤다. 이 기간 코스닥지수는 9.02% 하락했다.
코스닥 글로벌 지수는 한국거래소가 코스닥시장의 저평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이른바 '블루칩' 기업 51개사를 선별해 만든 지수다.
지수 공표 당시 거래소는 코스닥 글로벌 지수 편입 기업이 시장평가와 재무적인 측면에서 우수하고 특정 업종에 편중되지 않았으며, 소수 종목으로도 시장 전체를 대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코스닥 글로벌은 코스닥150과 비교해 상승기에는 더 탄력적으로 상승하고, 하락기에는 상대적으로 덜 하락하는 등 차별화된 움직임을 보인다는 게 거래소 설명이었다.
그러나 최근 2개월간 코스닥 글로벌 지수는 하락장에는 강하지만 상승장에는 덜 올라 다소 보수적인 성과를 보여주는 데 그쳤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코스닥시장은 특정 종목과 업종 쏠림 현상이 강해 불균형한 시장"이라며 "쏠림 업종이 특정 기간 부진했다고 하면 그 어떤 지수가 와도 버텨낼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통상 코스닥시장은 바이오와 헬스케어 종목 비중이 높은 시장으로 알려져 있으나, 코스닥 글로벌 지수에 편입한 바이오 관련 종목은 11개사로 반도체(15개사), 서비스·콘텐츠(14개사)보다 적다.
거래소가 지난해 10월 코스닥 글로벌 지수 편입 기준을 발표할 때도 바이오 기업은 일반 기업보다 까다로운 요건을 제시해 당시에도 바이오 비중이 작아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이런 이유로 신약 개발 등 미래 성장성에 따라 주가 오르내림이 큰 바이오 비중이 하향 조정되다 보니 코스닥150보다 보수적인 성과를 보일 수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유동성이 부족한 시장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서 조정 장세가 장기간 이어진다면 오히려 안정된 투자 환경을 제공해줄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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