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최근 몇 년간은 출입 여부 몰라"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음력 설 전날인 2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근교 몬터레이 파크의 댄스 교습소 '스타 댄스 스튜디오'에서 총기난사를 벌인 휴 캔 트랜(72)은 약 10∼20년 전에는 이곳의 단골고객이었다고 미국 뉴스채널 CNN이 22일 그의 지인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그가 이곳에 최근 수년간 출입한 적이 있는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이 댄스 교습소는 현지 중국계 중장년층 사이에서 인기 있는 사교 모임장으로 전해졌다.
트랜이 총기 난사를 벌였을 때도 중년 회원들이 음력 설을 앞두고 모여 중국인들이 광장에서 추는 '광장무'를 연습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랜의 전처가 CNN과 한 인터뷰에 따르면 두 사람은 약 20년 전 이곳에서 열린 댄스 행사에서 만났다.
트랜이 자기소개를 하고 무료로 춤을 가르쳐 주겠다고 제안한 것을 계기로 두 사람은 교제를 시작했으며 얼마 후에 결혼했다.
이곳은 커뮤니티에서 인기 있는 모임 장소였으며, 트랜은 공식 강사는 아니었으나 비공식적으로 사람들에게 댄스를 가르쳐 주기도 했다고 한다.
트랜이 전처에게 폭력을 행사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으나, 화를 잘 내는 성격이었다는 게 전처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서 전처가 춤을 추다가 스텝을 놓치면 트랜이 자기가 망신을 당했다고 여겨 화를 냈다는 것이다.
CNN은 이런 전처의 인터뷰 내용을 전처의 자매에게 확인해 봤으며, 맞는 얘기라는 반응이 나왔다고 전했다.
CNN은 LA 법원 기록을 열람한 결과 트랜이 2005년 말에 이혼 청구 소송을 냈고, 그 이듬해에 한 판사가 이혼을 승인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전처가 CNN에 보여 준 혼인신고 증명서 사본에 따르면 트랜은 중국 출신 이민자였다.
다만 최근 몇 년 사이에 트랜이 이 댄스 교습소에 출입한 적이 있는지는 불명확하다고 CNN은 전했다.
CNN은 2010년 전후로 수 년간 트랜과 가까이 지냈던 지인을 인용해, 트랜이 당시 거의 매일 밤 자동차를 몰고 이 댄스홀에 갔다고 전했다.
지인에 따르면 트랜이 당시 살던 샌개브리얼의 집에서 스타 볼룸 댄스 스튜디오까지 거리는 자동차로 약 5분에 불과했다.
당시 트랜은 이 댄스 홀의 강사들이 자신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고 자기에 대한 험담을 늘어놓는다고 이 친구에게 불평한 적이 많았다.
이 지인은 "트랜이 당시 그곳(댄스 홀)에 있는 많은 사람에게 적대적이었다"고 회고했다.
또 트랜이 화를 잘 냈고 불만이 많았으며 사람들을 믿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이 지인은 전했다.
트랜의 범행 동기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LA의 중국계 상공회의소 회장인 체스터 총은 지역 ABC7 방송과 인터뷰에서 이 댄스 교습소 주인이 사건 당일 그곳에서 행사를 열었으며, 참석자 가운데 한 여성은 행사에 초대받았으나 이 여성의 남편은 초대받지 못해 남편이 화가 났다고 전했다.
총 회장은 이 남편이 이번 사건 총격범인 것으로 보이며, 이번 사건이 질투심에서 비롯했을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다만 그는 해당 여성이 총격범의 전처인지, 현재 부인인지, 혹은 다른 사람인지 등은 설명하지 않았다.
총 회장에 따르면 댄스 교습소 주인이 행사에 특정인만 초대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었고,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은 불만을 자주 표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랜은 트럭 운전기사로 일한 적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NN이 열람한 사업 기록에 따르면 트랜은 2002년 캘리포니아에 트럭 사업자 등록을 했으나 2년 후 회사를 해산했다. 당시 그가 작성한 서류에 따르면 이 회사는 서류상으로 등록돼 있었을 뿐이고 자산이나 부채나 채무는 없었다.
공식 기록에 따르면 트랜은 20여년간 보유하고 있던 샌개브리얼의 집을 2013년에 매각했다. 그는 2020년 LA에서 동쪽으로 약 140km 떨어진 헤메트 소재 노인 커뮤니티의 이동식 주택(mobile home)을 산 것으로 돼 있다.
CNN 인터뷰에 응한 트랜의 친구는 최근 몇 년 동안 트랜을 본 적이 없다며, 총격사건 소식을 들었을 때 엄청나게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스타 스튜디오에 가는 사람들을 많이 안다"며 "어쩌면 아는 사람 중에도 (희생자가) 있을지도 모른다 싶어서 걱정된다"고 말했다.
limhwas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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